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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기부천사, 대전 화재에 500만 원 전달…9년간 7억5000만 원 나눔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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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때마다 이어진 ‘조용한 기부’…이름 대신 남긴 연대의 기록
익명 기부자가 놓고 간 현금 500만원과 손편지. (사진=사랑의열매)
익명 기부자가 놓고 간 현금 500만원과 손편지. (사진=사랑의열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가 2026년 3월 24일 경남 지역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에 현금 500만 원을 전달하며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피해 복구를 지원했다. 해당 성금은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는 예고 없이 이뤄졌다.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뒤, 사무국 입구에는 현금과 국화 한 송이, 손편지가 담긴 상자가 놓였다. 편지에는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부상자의 회복을 바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날짜 대신 ‘2026년 3월 어느 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표현은 낯설지 않다. 모금회는 동일한 필체와 형식을 근거로, 이번 기부가 지난 9년간 재난 때마다 성금을 보내온 동일 인물의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부자는 2017년 이후 산불, 참사, 수해 등 주요 사회적 위기 때마다 조용히 기부를 이어왔으며, 누적 금액은 약 7억5000만 원에 이른다.


기부의 방식은 일관됐다.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대신 상황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담은 짧은 메시지만 남긴다. 특정 단체나 캠페인에 국한되지 않고, 재난 현장에 맞춰 필요한 곳으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개인의 선의가 반복되며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은 사례다.


이번 화재는 사상자 70여 명이 발생한 대형 사고였다. 현재 모금회는 별도의 특별모금을 통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익명의 기부 역시 이 흐름 속에서 현장 지원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기부는 규모보다 지속성에서 의미를 갖는다. 드러나지 않는 선택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하나의 신뢰가 됐다. 이름 없이 남겨진 도움은, 결국 가장 필요한 순간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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