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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특집 -2

산타뉴스 남철희 칼럼
입력
빨간 "루돌프 사슴코"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

로버트 메이가 루돌프 사슴코를 쓰게 된 사연

 

1939, 미국 시카고. 백화점 몽고메리 워드(Montgomery Ward)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젊은 직원 로버트 메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백화점 홍보를 위한 한 가지 임무를 맡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눠줄 새로운 크리스마스 동화를 만들어 주세요.”

 

메이는 기쁘면서도 마음 한켠이 무거웠습니다.

 

그는 당시 아내의 병간호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안고 있었고, 어린 딸 바버라를 홀로 돌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창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했던 어린 바바라 역시 

엄마의 도움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바바라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철없는 또래 친구들의 놀림은 어린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너희 엄마는 늘 누워만 있잖아, 이상해!”라는 말은 

바바라에게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엄마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면 다시 놀림을 받을까 봐

바바라는 순간적으로 엄마에게 키스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마음은 결코 엄마를 미워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엄마가 아픈 게 내 잘못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놀리면 너무 힘들어…” 

바바라는 어린 나이에 사회적 시선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했던 것이죠.

 

이 장면은 로버트 메이에게 깊은 아픔의 울림을 주었습니다

자신도 어린 시절 작고 왜소한 체구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고

그는 딸에게 다름은 특별함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세상이 보기에 약점처럼 보이는 것이 오히려 특별한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만든 캐릭터가 바로 "빨간 코 때문에 놀림받지만 결국 모두를 돕는 루돌프’"였습니다.

 

옛날 산타 마을에 썰매를 끌어주는 사슴들이 살고있었지.

그 중 한 마리 코가 유난히 빨간 사슴이 있었는데 그 사슴의 이름은 루돌프였어.

다른 사슴들은 놀려대며 웃었지.

가엾은 루돌프는 외톨이가 되어버렸단다.

 

그러던 어느 해 크리스마스이브 밤,

산타가 선물을 주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안개가 짙게 끼어 어두워 나가기가 어려웠어.

산타는 루돌프를 떠올렸지

그리고 말했어. 루돌프, 네코가 밝으니 길을 밝히며 썰매를 끌어주렴.

씩씩하게 앞을 밝히며 임무를 다 한 루돌프를 

그 후로는 사슴들이 그를 매우 사랑했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딸은 엄마가 자신에게 특별하다는 깨닫고 다시 엄마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메이는 자기 자신과 딸의 외로움, 그리고 아내의 병으로 힘들었던 가족의 현실을 루돌프의 이야기 속에 담아 넣었습니다.

 

루돌프가 어둠을 밝히며 산타의 썰매를 인도하는 장면은, 메이의 마음속에서 희망이 다시 켜지는 순간을 상징했습니다.

 

아내의 병세가 악화될수록 메이는 점점 더 깊은 슬픔 속으로 빠졌고, 딸은 아빠가 밝아지길 바라며 조용히 곁을 지켰습니다.

 

동화가 완성될 무렵, 안타깝게도 메이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루돌프 이야기는 그가 딸 바버라에게 건네준 사랑의 선물이 되었고

회사 직원들과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셨습니다.

 

몽고메리 워드는 그해 크리스마스에 이 동화를 230만 부나 배포했고

루돌프는 순식간에 미국 전역을 울린 캐릭터가 됐습니다.

 

이후 메이의 매부 작곡가 "조니 마크스(Johnny Marks)"가 이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우리가 아는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라는 크리스마스 명곡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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