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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숲에서 되살아난 여인의 이름, 뮤지컬 ‘설보 : 여인의 숲’

산타뉴스 안성실 기자
입력
한 여인의 믿음과 헌신이 노래가 되어, 시대를 넘어 피어난다
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역사·설화를 소재로 뮤지컬 '설보 : 여인의 숲'을 오는 24일 오후 7시 시청 대잠홀에서 쇼케이스로 선보인다. 사진은 '설보 : 여인의 숲' 포스터. [사진제공 포항시]
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역사·설화를 소재로 뮤지컬 '설보 : 여인의 숲'을 오는 24일 오후 7시 시청 대잠홀에서 쇼케이스로 선보인다. 사진은 '설보 : 여인의 숲' 포스터. [사진제공 포항시]

 

포항의 깊은 숲에서 한 여인의 이야기가 다시 깨어난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0월 2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창작 뮤지컬 ‘설보 : 여인의 숲’ 쇼케이스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북구 송라면 하송리에 전해 내려오는 ‘여인의 숲’ 설화와 조선시대 실존 인물 김설보 여사의 삶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김설보는 마을의 평안과 번영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황폐하던 산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며, 사람들에게는 쉼과 생명을, 아이들에게는 꿈을 물려주었다.
당시 여성이 세상 앞에 나서기 어려웠던 시대에도,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믿은 길을 묵묵히 걸었다.


뮤지컬은 바로 그 믿음과 헌신의 궤적을 따라가며, 한 인간의 따뜻한 신념이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노래한다.

 

이번 쇼케이스는 본 공연 제작에 앞서 열리는 시범 무대로, 낭독극과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창작 무대다.


배우 오유민(설보 역), 정은서(소월 역), 조용주(수 역), 김진철(권진사 역) 등 다양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무대 위에서는 대사 대신 노래가 기억을 이어주고, 조명 대신 음악이 마음의 숲을 비춘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포항 북구 하송리의 숲은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건너온 나무들은 마치 설보 여사의 영혼처럼 마을을 감싸 안고, 그 아래를 지나는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전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지역의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의 가치와 현재의 감성을 잇는 시도”라며 “시민들이 잊고 있던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대 막이 내릴 때쯤, 관객은 단지 한 여인의 인생을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설보의 이야기는 그렇게 포항의 바람을 타고, 오늘을 사는 우리 가슴속에도 조용히 뿌리내린다.


 

산타의 시선

 

산타는 이 공연을 보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누군가의 선의가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김설보 여사의 숲은 단지 나무가 자라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나는 터전이었다.
그녀가 심은 한 그루의 나무는 오늘의 우리에게 ‘서로를 위한 자리’를 남겼다.
산타는 그 자리에서, 세상 모든 선한 마음이 언젠가 이렇게 다시 피어나길 조용히 기도했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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