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서 대표, 30년 익명 장학 ‘키다리 아저씨’…모교 후배들 비춘 등불

30년 동안 이름 없이 이어진 한 사업가의 장학 기부가 뒤늦게 드러났다. 목포합동석유상사를 운영하는 박희서(71) 대표는 전남 목포 서산초등학교에 매년 100만원씩, 총 3천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해 온 사실이 2026년 3월 학교와 지역 사회를 통해 확인됐다.
이 장학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데 사용됐다. 기부자는 오랜 기간 철저히 익명으로 남았다. 선행은 최근 국립목포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가 초청되며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역 해양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해 온 기업인이다. 목포와 제주, 신안 등을 오가는 여객선과 해경 경비정 등에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서남권 해운 산업 기반을 뒷받침해 왔다. 이는 지역 물류와 해상 안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의 기부는 특정 학교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해운조합 인재 양성 사업에 1천만원을 기탁했다. 목포장학재단과 대학 발전기금에도 꾸준히 출연했다.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기부금도 전달하며 지역 교육·의료 기반 확충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활동은 단순한 선행을 넘어 지역 인재 순환 구조를 강화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교육 기회 확대를 통해 지역 인재가 다시 지역 산업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이어진 익명의 기부는 특별한 홍보나 외부 평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명예박사 학위 공적조서에도 포함되지 않았을 정도로 조용히 유지됐다.
서산초 총동문회 측은 “뒤늦게 알려진 사실에 모두가 놀랐다”며 “묵묵히 후배들의 길을 밝혀온 진정한 ‘키다리 아저씨’”라고 평가했다.
한 사람의 꾸준한 선택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30년 동안 이어진 작은 금액의 반복은 결국 한 세대의 배움과 기회를 지탱하는 기반이 됐다. 조용히 이어진 선의는, 이제 지역 사회 안에서 오래 기억될 이름으로 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