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고려대 명예교수, “국어교육의 불빛이 되길” 1억 원 기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의 원로인 박영순 명예교수가 또 한 번 한국어 발전의 씨앗을 심었다. 10월 16일, 고려대학교 본관 총장실에서 열린 기부식에서 박 교수는 한국어문교육연구소 발전기금 1억 원을 전달하며 “국어교육의 현장을 밝히는 희망의 불빛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기부금은 한국어문교육연구소가 추진 중인 ‘국어교육실천총서’ 간행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국어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잇는 새로운 교사 교육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 교수는 “교단에서 아이들이 말과 글로 세상과 만나듯, 연구 또한 교실의 숨결 위에서 자라야 한다”며, 학문이 교실로 이어지는 길을 응원했다.
박영순 교수는 1981년부터 2008년까지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어 통사론·의미론·화용론·이중언어교육 등 폭넓은 연구를 개척했다. 국내 국어학자 최초로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이후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 한국어학회 회장 등 6개 학회를 이끌며 한국어의 세계화와 교사 전문성 향상에 헌신했다.
특히 그는 연구실의 불을 끄지 않는 학자로, 수십 년간 후학에게 교사로서의 책임과 언어의 힘을 가르쳤다. 이번 기부로 박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고려대에 전달한 누적 발전기금만 약 3억 원에 달하게 됐다.
산타의 시선으로 본 이야기
말의 씨앗을 심던 한 노학자가 있었다. 그는 책상 위가 아닌 교실과 아이들 속에서, 그리고 세상의 언어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오늘 그는 또 한 번, 자신의 손끝으로 따뜻한 언어의 불빛을 남겼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기부일 수 있지만, 산타의 눈에는 그것이 한 생의 마지막 수업처럼 보인다. 나눔이란 결국 말을 넘어선 언어, 손끝으로 전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오늘 박영순 교수의 기부는, 아이들의 교과서보다 더 깊은 한 문장을 세상에 남겼다 —
“말이 따뜻한 세상, 그 믿음을 이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