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잉룽·루쑤잉 부부, 3800원 도시락 나눠 먹으며 11억 원 기부…455명 아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

평생 검소한 삶을 이어온 중국 상하이의 두잉룽과 루쑤잉 부부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500만 위안(약 11억28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잔잔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은퇴한 교사였던 두잉룽은 2018년 81세로 세상을 떠났고, 은퇴한 의사였던 루쑤잉은 지난해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들의 이야기는 지난달 말 열린 한 자선 전시회를 통해 공개됐다.
부부는 2018년 상하이의 한 병원 앞에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모금 안내문을 본 뒤 곧바로 50만 위안을 기부했고, 이후 추가로 450만 위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들은 노후를 위해 일부를 남겨두라고 권했지만 부부의 생각은 달랐다.
"연금도 있고 저축도 있다. 이제 오래 살지 못하니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로 뜻을 전했고, 결국 약속한 기부는 모두 이뤄졌다.
이 기부금은 선천성 심장병을 앓던 어린이 455명의 치료에 사용됐다.
병원과 자선재단은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의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금을 집행했다.
정작 부부의 생활은 누구보다 소박했다.
자선재단 관계자가 찾은 집은 오래된 살림살이로 채워져 있었고,
안경테는 접착 밴드로 이어 붙여 사용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매일 지출을 손수 기록했고, 동네 식당에서 산 17위안, 우리 돈 약 3800원짜리 도시락 한 개를 둘이 나눠 먹으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소함은 절약을 위한 습관에 머물지 않았다.
부부는 생전에도 지진 피해 지역 복구와 학생 장학사업 등에 꾸준히 기부를 이어왔다.
마지막 장례 방식으로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해양장을 선택했다.
자선재단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잊히는 것이 끝"이라며 "
455명의 아이들은 두 사람의 사랑을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려한 삶의 흔적은 남지 않았다. 오래된 안경, 작은 식탁, 함께 나눠 먹던 도시락 한 개가 두 사람의 시간을 대신 전한다.
그리고 그 검소한 일상은 오늘도 455명의 아이들 가슴 속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