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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대표팀, 20년째 출전수당 전액 기부…'국가대표의 무게'를 지켜온 선택

진미주 기자
입력
돈보다 국기를 먼저 선택한 선수들…2007년부터 이어온 자발적 나눔, 누적 기부금 300억원 넘어
[사진제공 나무위키]
잉글랜드의 축구 국가대표팀. 홈 그라운드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이다. 역대 FIFA 랭킹 최고 순위는 3위, 최저 순위는 27위(1996년 2월 21일)이다. [사진제공 나무위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도 출전수당 전액을 기부하며 20년 가까이 이어온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07년 선수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시작된 이 나눔은 현재까지 누적 기부금 1500만파운드(약 306억원)를 넘어섰다.


애틀랜타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장.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삼사자 문장을 달고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은 승부를 위해 뛰었지만, 경기 밖에서는 또 다른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대표팀으로 받은 출전수당을 개인이 아닌 사회를 위해 쓰겠다는 약속이다.


이 전통은 영국축구협회가 만든 제도가 아니다. 

2007년 당시 대표팀 주축이던 데이비드 베컴, 게리 네빌, 스티븐 제라드 등 고참 선수들이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국가를 대표해 뛰는 것은 돈이 아니라 명예와 자부심"이라는 공감대가 출발점이었다.


선수들은 잉글랜드 축구선수 재단(EFF·England Footballers Foundation)을 설립해 경기당 약 2000파운드 수준의 출전수당이 개인 계좌가 아닌 재단으로 곧바로 전달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제도가 아닌 선수들의 합의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후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도 같은 뜻에 동참했다. 

영국축구협회가 남녀 대표팀 출전수당을 동일하게 지급하기로 하면서 기부 역시 함께 이어지고 있다. 남녀 대표팀이 같은 기준 아래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선수들이 모든 보상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에서 성적에 따른 우승 보너스는 별도로 지급된다. 

대신 국가대표 출전 자체에 대한 수당만큼은 사회에 돌려주자는 원칙을 지켜왔다.


외신에 따르면 잉글랜드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와 32강전까지 최소 8만8000파운드(약 1억800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대회가 계속될수록 기부 규모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재단이 조성한 기금은 유니세프를 비롯해 암 연구기관, 참전용사 지원단체 등 다양한 공익기관에 전달되고 있다. 

아동 복지와 의료 연구, 사회적 약자 지원 등 공익 목적에 사용되며 선수들의 뜻을 사회 곳곳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오랫동안 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선행이 경기보다 더 큰 화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용히 이어온 선택은 어느덧 20년의 시간이 됐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은 경기 결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이름의 무게를 어떻게 지켜왔는지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걸어온 시간 속에 조용히 남아 있다.

 

 

진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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