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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동남아형 폭염이 온다

안성실
입력
한국의 여름이 바뀌고 있다
폭염은 이제 일시적 재난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올 여름 한반도는 또 한 번 뜨거운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동남아형 폭염 온다”

 

 — 더 길고 더 습한 여름, 한반도 기후가 

      달라진다

 

 

올해 여름도 예년보다 더 덥고 더 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북인도양과 북대서양의 고수온 현상,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열 축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동남아형 여름’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순히 기온만 높은 것이 아니라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와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는 복합 재난형 여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북대서양·북인도양 뜨거워지며 한반도 대기 흔든다

 

최근 세계 기상기관들은 북대서양과 북인도양의 이례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대기 중 수증기량이 크게 늘어나고, 이는 폭염과 집중호우를 동시에 강화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북인도양의 고수온은 강한 수증기를 동아시아로 밀어 올리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을 더욱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 장기간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동시에 한반도를 덮는 이른바 ‘이중 고기압’ 현상이 발생하면 낮 기온은 35도를 웃돌고, 체감온도는 40도에 육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폭염이 일시적이었다면 이제는 장기 체류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한다.

 

바다도 끓는다…서해·남해 수온 상승 비상

 

한반도 주변 바다도 심상치 않다. 동해와 남해, 제주 인근 해역의 수온은 해마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바다가 뜨거워질수록 수증기 공급량도 증가해 여름철 집중호우의 강도가 강해진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간당 100mm 안팎의 극한호우가 반복된 것도 이런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스위치형 기후’ 가능성이 제기된다. 며칠간 폭우가 쏟아진 뒤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는 패턴이다. 이는 도시 침수와 온열질환, 농작물 피해를 동시에 키우는 위험 요소다.

 

올해 여름 기상 전망 비교

“한국의 여름이 바뀌고 있다”

 

기상학계에서는 이제 한반도의 여름을 과거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예전의 여름이 ‘무더운 계절’이었다면 지금은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제주와 남부 지역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나 볼 법한 스콜성 폭우도 잦아지고 있다.

 

도시화 역시 폭염을 키우는 원인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을 품는 도시 열섬현상이 심화되면서 도심의 밤 기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에어컨 실외기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시민들은 밤에도 잠 못 이루는 ‘야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위기, 이제는 생활 방식 바꿔야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여름은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학교와 기업의 근무·수업 시간 조정, 폭염 취약계층 보호, 도시 녹지 확대, 냉방 에너지 대책 등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과 야외 노동자 보호 대책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미 온열질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농촌과 건설 현장에서는 한낮 작업 중단 요구도 커지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폭염은 이제 일시적 재난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라며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사회적 준비가 늦어질수록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올여름 한반도는 또 한 번 뜨거운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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