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점포에 좀도둑 기승

무인점포 ‘좀도둑’ 기승 — 사적 제재 논란 확산
최근 전국 곳곳에서 무인 편의점과 무인 카페,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 이른바 ‘무인 점포’를 겨냥한 소액 절도, 일명 좀도둑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건비 절감과 24시간 운영이라는 장점으로 빠르게 확산된 무인 점포가 오히려 범죄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지역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결제 없이 물건을 가져가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CCTV를 확인해도 신원을 특정하기 어렵고, 신고 절차도 번거로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인점포 절도 방법을 공유하거나, 이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까지 퍼지며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사적 제재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절도 장면을 캡처해 매장 내외부에 공개하거나, SNS에 얼굴을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도난 시 얼굴을 공개하겠다’는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및 명예훼손 소지가 있으며, 무단 공개가 오히려 점주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 박지훈 변호사는 ‘절도 행위는 분명 처벌 대상이지만, 개인이 임의로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별도의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며 ‘공권력에 의한 정식 절차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도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AI 기반 이상행동 감지 시스템, 출입 인증 강화, 보험 제도 확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동시에 소액 절도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인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인화 시대의 편리함 뒤에 숨은 책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기술과 제도, 그리고 시민 의식이 함께 작동하지 않는다면 무인 점포는 계속해서 범죄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