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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공공예술조직,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교육/문화/예술

[최준식의 아트&아티스트] 공공예술조직,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최준식 기자
입력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국립예술단체에서 오랬만에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는 전형을 진행 중입니다. 공공예술조직은 직제규정상 ‘정원관리’를 통해 중앙이나 지자체 상급기관의 승인이 있어야만 정규직 채용을 할 수 있어 인력 채용이 탄력적이지 않습니다. 귀한 정규직 자리인 만큼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고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 면접전형을 통해 훌륭한 신진 예술 인재를 모시게 될 것입니다.

 

서울예술대학교의 인재상이다. 공공예술조직도 적절한 인재상이 필요하다.

  예술경영 선배 입장에서 척박한 예술현장에 풍운의 꿈을 안고 진출하는 후배기획자들이나 후배 아티스트들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저도 국립예술단체, 서울시 및 경기도 등 지자체 문화재단 채용에 면접관으로 다년간 참여해왔습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대부분의 공공예술조직이 채용면접관으로 외부인을 모시기도 합니다. 사람 보는 눈이 비슷한 걸까요? 함께 참여한 다른 면접관의 평가의견을 접하면 저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놀랍기도 합니다. 정말 예술조직에 맞는 인재상이라는게 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공공예술조직에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인재상은 ‘예술을 사회와 연결하는 매개자이자, 행정과 창의를 아우르는 기획자’입니다. 예술의 언어와 감성을 이해하고 공공조직의 제도와 시스템을 준수하며 사회적 욕구와 정책적 목표를 창의적 기획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민간기업도 인재에 대한 핵심역량을 정의하고 채용에 반영하고 있다.

 

  공공예술조직에서 20년 실무부서 담당과 부서장을 하면서 저는 공공예술조직에 근무하는 인재들이 가져야 할 역량을 실무적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첫째로, 예술 기획 및 운영 능력입니다. 공연이나 전시 등 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까지 책임지는 능력입니다. 프로그램도 구성해야 하고 일정도 관리할 줄 알아야 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요합니다. 둘째로, 예산 및 재정 운영 능력입니다. 공공예산을 알고 사업설계와 원가계산, 집행정산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계지식도 있어야 하고 관련 행정 문서를 작성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예술기획자 양성프로그램이 다양한 공공기관, 교육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다음 셋째로, 정책 이해 및 제도 활용 역량입니다. 문화예술관련 법령과 제도, 지침 등을 숙지하고 이를 제도화하고 사업화할 줄 알아야 합니다. 넷째로,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균형 감각입니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창의적으로 함께 고려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술인 등 예술현장의 모든 이해관계자를 분석하고 중재도 할 줄 알고 균형있는 판단도 해야 합니다. 다섯째로, 협업 및 네트워크 구축 능력입니다. 예술가, 지자체, 지역커뮤니티 등과의 협력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 협력사업을 기획하거나 다양한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하고 상호의 자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예술조직은 중앙과 지방 정부 문화정책의 시행기관입니다. 그리고 소속 기획자는 예술현장의 접점에서 아티스트와 창작진과 관객을 만나며 문화정책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공공예술조직에 들어와 창의적이고 발랄한 기획으로 전국 곳곳에서 문화정책이 아름답게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예술경영전문인 최준식

최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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