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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두려운 쪽방촌 어르신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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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게 폭염은 질병보다 더 무서운 생명의 위기
가장 약한 이웃이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쪽방촌의 여름은 두렵다 폭염·폭우에 갇힌 3평의 삶, 기후위기는 가장 약한 이웃부터 덮친다

 

 

[편집자 주]
기후변화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피해는 결코 공평하지 않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폭우는 냉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쪽방촌 주민들에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홀로 생활하는 고령층은 온열질환과 건강 악화,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며 여름을 버텨내고 있다. 산타뉴스는 폭염 속 쪽방촌의 현실을 통해 우리 사회가 마련해야 할 복지와 돌봄의 방향을 살펴본다.

 

 

뜨거운 방 안, 쉼터가 아닌 생존의 공간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여름날. 3평 남짓한 쪽방은 거대한 열 저장고가 된다. 

낡은 건물은 햇볕을 그대로 흡수하고, 밤이 되어도 열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바람만 맴돌 뿐이다.

 

냉방기기를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없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전기요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창문이 작거나 환기가 어려운 구조에서는 실내 온도가 바깥보다 더 높아지는 경우도 흔하다. 

한 주민은 “방 안이 찜질방보다 더 뜨겁다. 밤에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폭염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 되고 있다.

 

고령층에게 폭염은 질병이 아니라 생명의 위기

 

쪽방촌 거주자의 상당수는 홀몸 어르신이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탈수와 열사병, 심혈관 질환 악화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실제로 온열질환자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어르신들은 더위를 피할 방법이 많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응급상황에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폭염은 고독과 빈곤이라는 사회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폭우까지 덮친 쪽방촌의 이중고

 

여름은 폭염만의 계절이 아니다. 

집중호우가 시작되면 쪽방촌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된다. 오래된 건물은 누수와 침수에 취약하고, 낮은 지대의 주거지는 빗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친다.

 

습기가 가득한 방에서는 곰팡이가 번식하고 악취가 심해진다. 

위생환경이 악화되면서 호흡기 질환과 피부질환 위험도 커진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이어지는 이상기후는 취약계층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주거와 복지, 건강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냉방 지원을 넘어 돌봄 체계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폭염 대책이 냉방용품 지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홀몸 어르신의 안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지역 돌봄망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에너지 복지 확대와 함께 노후 주거환경 개선도 시급하다. 

무더위쉼터 접근성을 높이고, 

방문 건강관리와 응급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주거복지 정책을 통해 

쪽방 생활 자체를 줄여 나가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폭염은 자연현상이지만 그 피해 규모는 사회가 얼마나 준비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약한 이웃이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기후위기의 시대, 

쪽방촌의 여름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관심과 정책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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