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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나간다, 미련없이 살아라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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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킨 | 미련을 내려놓을 때 삶은 가벼워져
삶은 애를 써서 붙잡는 사람보다 때로는 내려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너무 집착하지 말 일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다 지나간다, 미련 없이 살아라” 

 

푸시킨의 문학이 오늘의 한국인에게  전하는 삶의 철학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가장 많이 사랑받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쁜 날이 오리니.” 

짧은 이 시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인간이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불확실성과 경쟁, 갈등 속을 살아가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도 그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고난은 영원하지 않아

 

푸시킨은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다. 

정치적 탄압과 유배, 표현의 자유를 향한 갈망, 그리고 결국 결투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을 노래하기보다 희망을 선택했다.

 

그가 말한 ‘참는다’는 것은 현실을 체념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늘의 아픔을 견디며 내일을 준비하는 용기이며, 

시련 속에서도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는 자세를 의미한다.

 

오늘의 대한민국 역시 경제적 불안, 청년들의 취업난, 고령화, 인간관계의 단절, 

과도한 경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아무리 긴 겨울도 결국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듯 

삶 역시 영원한 불행만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미련을 내려놓을 때 삶은 가벼워져

 

푸시킨의 시가 전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나간 실패를 붙잡고 이미 떠난 사람을 놓지 못하며 

이루지 못한 꿈을 후회하면서 현재를 잃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시간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강물은 흘러가고 계절은 바뀌며 인생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현대인은 유난히 비교에 익숙하다. 

SNS에서는 타인의 성공이 끊임없이 전시되고, 자신의 삶은 초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행복은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순간 시작된다.

 

미련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함께 견디는 사회가 희망 만들어

 

푸시킨의 철학은 개인을 너머 공동체에도 적용된다.

우리 사회는 성공한 사람보다 지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문화가 필요하다. 

실패를 비난하기보다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고, 

경쟁보다 공존을 선택하며, 

속도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사회일 때 공동체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철학자들은 인간을 ‘관계 속의 존재’라고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가족과 친구, 이웃의 작은 위로 한마디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 

푸시킨의 시가 오늘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결국 인간을 믿는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

 

푸시킨은 미래를 낙관한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견디어 낸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 역시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실패를 만나고 

소중한 사람과 이별하며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 영원하지 않다. 

지나간 시간은 결국 추억이 되고 상처는 삶의 깊이가 되며 

눈물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자란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한 문장은 절망의 선언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다. 

오늘의 고통도 실패도 슬픔도 결국은 지나간다. 

그러므로 지나간 것에 오래 머물지 말고, 다가올 내일을 향해 다시 걸어가야 한다.

 

인생은 붙잡는 사람보다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그리고 희망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오는 선물이 아니라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낸 모든 사람에게 조용히 찾아오는 삶의 보상이다. 

푸시킨의 시가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바로 그 변하지 않는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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