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 시작해 장기기증으로 마무리한 삶, 김익기 씨의 마지막 선물
![김익기 씨. [사진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105/1762321921678_237428345.jpg)
경북 안동의 한 평범한 이웃이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을 떠났다.
헌혈과 봉사로 늘 주변을 도왔던 54세 김익기 씨가 지난 8월, 장기기증을 통해 네 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것이다.
김 씨는 8월 초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평소 남을 돕기를 즐기던 그의 뜻을 기억하며, “마지막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것”이라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그날 이후 김 씨의 심장, 폐, 그리고 양쪽 신장은 각각의 새로운 주인을 만나 다시 뛰기 시작했다.
![김익기 씨. [사진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105/1762321737786_334068489.jpg)
그는 안동에서 태어나 네 형제자매의 셋째로 자랐다. 성실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이웃의 어려움을 먼저 살피던 그는,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뒤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며 쉼 없이 일했다. 바쁜 삶 속에서도 그는 틈날 때마다 헌혈에 참여했고, 지역 봉사활동에도 빠지지 않았다.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것이 김 씨의 평소 말이었다.
![김익기 씨. [사진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1106/1762384527474_668339530.jpg)
등산과 마라톤을 즐기던 그는 집 주변 텃밭에 직접 농작물을 심어 나누며 ‘동네의 따뜻한 손’으로 불렸다. 작은 친절이 이어져 큰 사랑으로 남은 그의 삶은, 가족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아들 호용 씨는 “아버지는 늘 누군가를 도우며 사셨고, 그게 아버지의 행복이었어요. 함께한 시간이 짧아 미안하지만, 하늘에서도 여전히 누군가를 도우실 거라 믿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김익기 님과 유가족의 선택은 생명나눔의 가장 숭고한 형태”라며 “그분의 삶이 남긴 울림이 사회 곳곳으로 번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이름은 이제 기록보다 기억으로 남는다.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한 사람의 이야기. 김익기 씨의 선택은 우리 모두에게 ‘삶의 마침표’가 곧 또 다른 이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한 산타의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이 피어올랐다.
겨울이 다가오면 선물을 준비하듯, 김익기 씨는 평생을 ‘준비된 마음’으로 살았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주었다.
그의 마지막 기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따뜻함은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우리 각자의 하루 속에서도, 작은 선행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음을 그는 가르쳐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