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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편리함, 우리는 얼마나 알고 기뻐하는가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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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큇GPT’ 논란을 넘어 기술의 책임과 인간의 방향을 묻다
AI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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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큇GPT(QuitGPT)’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 후원 논란과 정부 기관 활용 문제가 맞물리며 일부 이용자들이 구독 취소를 선언했다. 

유명 인사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AI 기업의 책임’이라는 구조적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안다.
이미 챗GPT 없는 업무 환경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1. 부정할 수 없는 생산성 혁명― 생성형 AI, 지식 노동의 시간 구조를 바꾸다


생성형 AI는 글쓰기, 번역, 요약, 코드 작성, 데이터 분석 보조까지 수행한다.
지식 노동의 시간 구조를 바꿔 놓았고, 개인과 조직의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복잡한 자료를 구조화하며, 초안을 빠르게 완성하는 과정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인프라’다.


이 편리함은 분명하다. 그리고 강력하다.


2. 기술은 공기처럼 중립적인가 ― 

도구를 넘어 ‘권력’이 되는 순간 문제는 기능이 아니라 맥락이다.


*경영진의 정치 후원
*정부 기관, 특히 강제력을 가진 조직에서의 활용
*데이터 통제와 알고리즘 편향
*플랫폼 집중과 독점 구조


AI는 도구이지만, 대규모 AI는 권력이다.
정보 생성과 행정 자동화, 감시 체계와 결합하는 순간 기술은 단순 편의성을 넘어 사회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누가 통제하는가’라는 질문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3. 반도체 주가 상승,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 AI 열풍 뒤에 숨은 산업·에너지·안보의 변수들


AI 열풍과 함께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GPU, AI 가속기, HBM 메모리, 초미세 공정 기술은 시장의 중심 키워드가 되었다.


투자자는 환호하고, 국가 전략은 기술 패권을 외친다.그러나 AI 인프라 확장은 막대한 전력 소비와 자원 투입을 전제로 한다.반도체 생산은 고도의 장비, 희귀 소재, 지정학적 안정성에 의존한다.


AI 경쟁은 곧 산업·에너지·안보가 얽힌 복합 게임이다.
주가 상승은 경제적 신호일 뿐, 그 자체가 사회적 가치 판단은 아니다.


4. 거부가 아니라 통제의 문제 ― 기술을 배제할 수 없다면, 규범을 설계해야 한다


기술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그러나 무조건적 수용 역시 성숙한 태도는 아니다.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 투명성 – 정치적 후원과 정부 계약의 공개
* 규제 설계 – 공공 영역에서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
* 시민적 감시 – 플랫폼 권력에 대한 지속적 질문


기술은 방향을 가진다.그 방향은 시장만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결정해야 한다.


5. 결국 질문은 ‘사람’이다 ―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선택


AI는 산업을 바꾸고, 시장을 흔들고, 국가 전략을 재편한다.
그러나 그 변화의 끝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AI가 글을 대신 써줄 때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있는가.
AI가 판단을 보조할 때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남는가.
AI가 효율을 높일 때 그 이익은 모두에게 돌아가고 있는가.


기술은 속도를 낸다.
그러나 공동체는 방향을 정한다.


AI가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도구가 되려면 점유율과 주가, 기술 경쟁을 넘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함께 가야 한다.


6. 기뻐하되, 눈을 감지는 말자 ― 열광이 아니라 균형, 속도가 아니라 책임


AI는 인류의 지적 능력을 증폭시키는 도구다.그 혜택은 분명하고 산업적 성과도 크다.
그러나 효율의 이면에는 언제나 권력과 책임의 문제가 존재한다.반도체 주가가 오르는 것을 기뻐할 수는 있다.하지만 그것이 모든 질문을 잠재울 이유는 아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열광이 아니라 균형이다.
속도가 아니라 책임이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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