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5분에서 24시간으로 확대…삭제자 특정도 불가

카카오가 자사 대표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는 발송자가 메시지를 전송한 후 5분 이내에만 삭제가 가능했으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그 제한 시간이 최대 24시간으로 늘어났다.
이는 메시지를 잘못 보낸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발송 실수나 불필요한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용자 편의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지웠는지’ 알 수 없게 바뀐 표시 방식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단순히 삭제 시간이 늘어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삭제 알림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기존에는 메시지를 삭제하면 발신자의 말풍선 자리에 ‘삭제된 메시지’라는 표기가 나타나 상대방이 누가 삭제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 이후에는 개별 발신자를 특정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뀌어, 1대1 대화방이 아닌 이상 삭제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줄이고, 사용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삭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전 25.7.0부터 순차 적용
이번 기능은 카카오톡 최신 버전인 25.7.0부터 제공되며, 모바일과 PC를 포함한 다양한 기기에서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사용자는 앱 업데이트만 진행하면 바로 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메시지 관리의 유연성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긍정적 반응과 우려 공존
이번 개편에 대해 이용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잠깐 방심해서 잘못 보낸 메시지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줄어들 것”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삭제 흔적이 남긴 하지만, 누가 지웠는지를 알 수 없게 되면 대화 맥락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컨대 단체 채팅방에서 중요한 대화가 갑자기 사라질 경우 책임 소재를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메신저와의 비교
카카오톡의 이번 변화는 해외 주요 메신저들과의 기능 격차를 좁히려는 흐름으로도 해석된다.
왓츠앱(WhatsApp) 은 이미 수년 전부터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제공해왔으며, 삭제 가능 시간이 점차 확대됐다. 텔레그램(Telegram) 은 상대방 기기에서까지 메시지를 지울 수 있는 ‘강력 삭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카카오톡은 다소 제한적이었지만, 이번 24시간 확대 조치로 글로벌 메신저와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새로운 변화 예고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신저 서비스로, 이번 업데이트는 일상적인 대화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발신자 실수를 줄여주고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동시에 대화의 흐름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변화는 ‘삭제의 자유’와 ‘대화의 투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향후 사용자 반응과 활용 방식에 따라,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은 또 한 번의 조정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