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튀김, 주 3회만 더 먹어도 당뇨병 위험 20%↑…조리법 따라 건강 영향 극명

감자튀김을 자주 먹는 습관이 제2형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삶거나 구운 감자, 으깬 감자는 발병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감자의 조리 방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다른지를 수치로 보여준 대규모 장기 분석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약 40년 동안 20만 명이 넘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2~4년마다 섭취 빈도와 식단 구성을 기록했으며, 그 기간 동안 2만 2천여 명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감자튀김을 일주일에 3회 더 섭취할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평균 20% 높아졌다. 감자 전체 섭취량으로 보면 주 3회 증가 시 위험 상승 폭이 약 5%에 불과했으나, 조리법을 ‘튀김’으로 한정하면 그 수치가 크게 뛰었다. 반대로 삶은 감자, 구운 감자, 으깬 감자는 섭취 빈도가 늘어나도 발병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감자를 다른 식품으로 대체했을 때의 변화도 분석했다. 감자튀김을 통곡물로 대체하면 당뇨병 위험이 19% 줄었고, 모든 감자를 통곡물로 바꾸면 8% 감소했다. 특히 삶거나 구운 감자를 통곡물로 바꿨을 때도 4%의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감자를 백미로 대체하면 오히려 발병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백미의 높은 혈당지수(GI)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는 단일 조사에 그치지 않고, 비슷한 주제의 기존 연구 13편을 통합 분석해 신뢰도를 높였다. 총 58만 7천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튀긴 감자를 줄이고 통곡물 섭취를 늘릴 경우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감자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기보다, 튀기는 조리 과정에서 칼로리와 포화지방, 나트륨이 함께 높아지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한다. 또한 감자튀김은 빠르게 소화·흡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리므로, 반복 섭취 시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감자는 전 세계적으로 흔히 소비되는 식품이지만, 조리 방식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달라진다”며 “특히 감자튀김 섭취를 주 1~2회 이하로 줄이고, 통곡물·채소·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