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마지막 산성, ‘거제 수정산성’ 사적 지정 예고
![거제 수정 산성 [사진제공 국가유산청]](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20/1755637780912_171802010.jpeg)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 수정산성’이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19일, 이 산성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히며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을 강조했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성곽…450m 둘레
거제 수정산성은 수정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쌓은 석축 산성으로, 성벽의 둘레는 약 450m에 이른다. 발굴조사 결과, 신라 시기에 처음 세워진 성벽 위에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개축된 흔적이 확인돼, 시대별 성곽 축조 기술의 변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벽 서문 인근 바위에는 ‘옥산금성’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문헌 자료에서는 ‘수정산성’으로도 기록돼 있다. 현재 경상남도기념물 ‘옥산성’으로 지정돼 있지만, 이번 지정 예고에서는 역사적 명칭을 반영해 ‘거제 수정산성’으로 불리게 됐다.
1873년, 조선 후기 최후의 산성 축조
성내에 남아 있는 비석 ‘수정산성축성기’에 따르면 이 산성은 고종 10년(1873년)에 마지막으로 고쳐 쌓였다. 조선왕조실록의 축성 기록이 1871년 김해 분산성 수축을 끝으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수정산성은 기록상 확인되는 조선 후기 최후의 산성으로 꼽힌다.
당시 외세 침입에 대비해 조정의 재정 지원 없이 거제부사 송희승과 거제 주민들이 힘을 모아 쌓았다는 점에서도 희소성과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학술·건축적 가치
성내에서 확인된 건물지와 동·서문지는 조선 후기 성곽 구조와 축조 수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1호 건물지는 온돌 시설이 없고 장식기와를 사용한 점으로 보아 창고나 관사와 같은 특수 건물로 추정된다. 또한 석회가 다량 사용된 사실은 당시 건물의 위상을 보여주는 자료로 의미가 크다.
초축 성벽에서 나타나는 바른층쌓기 방식, 세장방형으로 가공된 성돌, 층단식 집수시설 등은 신라가 남해 지역으로 진출해 방어망을 구축하던 6세기 후반~7세기 초의 상황을 알려주는 근거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향후 절차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뒤, ‘거제 수정산성’의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요약하면, 거제 수정산성은 조선 후기 최후의 산성이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신라부터 이어진 축성 기술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학술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