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정의학회 의료진, 하늘 위에서 이어진 선택…2초의 망설임 끝에 살린 생명

하늘 위, 도움을 요청하는 짧은 방송이 울렸다.
지난 3월 24일 인천에서 마닐라로 향하던 항공기 안에서 호흡이 멎어가던 승객 한 명이 대한가정의학회 소속 의료진의 신속한 처치로 목숨을 건졌다. 제한된 공간, 부족한 장비 속에서도 의료진은 즉각 대응했고, 환자는 끝내 의식을 회복했다.
상황은 급박했다. 이륙 직후 기내에 ‘의사가 있으면 도와달라’는 호출이 울렸다. 의료진은 잠시 판단의 시간을 가졌지만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현장으로 향했다. 쓰러진 환자는 호흡이 거의 멈춘 상태였다. 의료진은 기내에 비치된 장비로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이어갔다. 떨어지던 혈압은 조금씩 회복됐고, 환자는 착륙 후 현지 의료진에게 안전하게 인계됐다.
이 장면은 한 편의 미담으로 전해졌지만, 동시에 또 다른 현실을 드러냈다.
의료진이 언급한 ‘짧은 망설임’이 논란이 되면서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를 단순한 hesitation이 아닌, 제도적 환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고민으로 해석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인이 병원 밖에서 응급 처치를 시행할 경우 법적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선의의 행동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조사에서는 국내 의료진의 응급 상황 참여 의지가 해외보다 낮은 이유로 ‘법적 리스크’가 주요하게 꼽힌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응급 상황에서 선의로 행동한 의료인을 보호하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보다 폭넓게 적용된다.
반면 국내는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의료진이 순간적인 판단 앞에서 고민하게 되는 구조가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생명을 구한 이야기로만 남지 않는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누군가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선택이 결과를 바꿨다.
다만 그 선택이 앞으로는 더 가벼워질 수 있을지, 사회와 제도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