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도깨비 오존이 온다

맑아진 하늘의 역설, 왜 오존은 늘어나는가
미세먼지 줄었는데 오존은 증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환경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1970~1980년대 산업화 시절 심각했던 하천 오염은 상당 부분 개선됐고,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던 매연도 크게 줄었다.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소했고, 자동차 배출가스 관리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초미세먼지(PM2.5) 저감 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민들의 환경 의식도 높아졌다.
그러나 한 가지 오염물질만큼은 예외다. 바로 오존(O₃)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대기환경 분야에서 오존은 한국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대표적 과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지역에서 오존 농도는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봄과 여름철에는 고농도 오존 경보가 빈번하게 발령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독성 가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지구를 보호하는 ‘좋은 오존’이지만, 우리가 숨 쉬는 지표면 근처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나쁜 오존’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배출물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강한 햇빛과 반응하면서 생성된다.
문제는 오존이 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맑고 화창한 날일수록 오히려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공기가 깨끗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유해한 대기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과 강한 일사량이 늘어나면서 오존 생성 조건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오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초미세먼지 못지않은 건강 피해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잘 알고 있지만 오존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오존이 초미세먼지에 버금가는 건강 위해 요인이라고 경고한다.
오존은 강한 산화력을 가진 물질로 호흡기를 직접 자극한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기침, 가래, 목 통증, 가슴 답답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폐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천식 환자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더욱 크다.
또한 장기간 노출 시 폐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는 특히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된다. 성장기 아동은 폐 기능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노년층은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 악화 가능성이 높다.
오존 저감을 위한 새로운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오존 문제 해결이 미세먼지보다 더 복잡하다고 설명한다.
오존은 직접 배출되는 물질이 아니라 여러 오염물질이 햇빛과 반응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산업체의 휘발성유기화합물 관리, 친환경 교통체계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민들도 오존 농도가 높은 오후 시간대에는 야외 운동을 자제하고 환경부의 대기질 예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이미 많은 환경 문제를 극복해 왔다.
하지만 오존이라는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맑은 하늘 아래 숨어 있는 오존의 위협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깨끗한 환경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