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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평균연령 73.5세 ‘굿라이프 챌린지’ 개최…노년의 새로운 만남 실험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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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삶을 위해”…시니어 40명, 서울 종로에서 다시 설렘을 만나다
[사진제공 종로구청]
[사진제공 종로구청]

서울 종로구청이 4월 2일 성균관컨벤션웨딩홀에서 ‘2026년 상반기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를 열고, 평균연령 73.5세의 시니어 40명에게 새로운 만남의 기회를 제공했다. 총 120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행사는 배우자가 없거나 홀로 지내는 노년층의 사회적 연결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 대상은 기존 종로구 주민에서 올해부터 타 지역까지 확대됐다. 실제 참가자의 절반이 외부 지역에서 참여했다.


행사장은 1970~80년대 감성을 재현한 ‘종로다방’ 콘셉트로 꾸며졌다. 참가자들은 교복과 닉네임으로 서로를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맥콜’(73) 씨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며 “가치관이 맞는 친구를 만나 함께 걷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교류 중심으로 구성됐다.
‘노래 제목 맞추기’, ‘1대1 대화’, 추억의 게임 등이 이어지며 참가자들은 서로의 삶을 천천히 공유했다.


 

2025 [사진제공 종로구청]
2025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  [사진제공 종로구청]종로 굿라이프 챌린지2025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  [사진제공 종로구청]

그 결과, 총 7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단순 이벤트를 넘어 실제 관계 형성으로 이어진 점이 눈에 띈다.


참가자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이혼이나 사별을 겪은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표정은 밝았다.


‘백설탕’(73) 씨는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나와 어색하지만 웃는 모습이 내 매력”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맥가이버’(70) 씨는 “오늘 하루라도 웃고 싶어서 왔다”며 “상대 이야기를 잘 듣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지역 공동체와 교육기관도 참여했다.
종로구 부녀회는 참가자들을 위해 대추차를 준비했고, 정화예술대학교 학생들은 메이크업 재능기부로 분위기를 도왔다.


이 같은 협력은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지역 기반 복지 모델을 실험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종로구청은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만남 행사’가 아닌 사회적 관계 회복 정책으로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의료나 금전 지원과 달리, 사람 간 연결을 만드는 것이 정서 안정과 자존감 회복에 중요하다”며 “향후 인근 지역과 협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노년층의 삶이 ‘지원 대상’에서 ‘관계의 주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늦은 시작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시간이다.
종로의 하루는 그 가능성을 조용히 증명했다.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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