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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렌즈] 잠시 멈춰 이웃의 문을 바라보는 일
성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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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서는 이웃과 인사를 나누거나 말을 섞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현관 앞에 고지서가 가득 붙어 있거나, 우편함에 편지가 쌓여 있어도 대개는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며 무심히 지나치기 일쑤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 방배동의 한 주택에서, 발달장애를 지닌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극심한 생활고 속에 지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아들은 오랜 시간 방치된 채, 제대로 된 식사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 조용한 집 앞에도 고지서가 붙어 있었고, 우편물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만약 누군가 단 한 번만 문을 두드려보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웃을 안다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자는 말이 아니다. 작은 이상 징후를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따뜻한 관심을 표현하는 태도, 그것이면 충분하다.
혹시 주변 이웃은 괜찮은지, 그 집의 불은 자주 꺼져 있지는 않은지, 우편함은 며칠째 그대로인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듯, 어쩌면 누군가는 ‘관심’이라는 작은 선물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잠시만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문을 두드려보자. 그 손끝에서, 누군가의 겨울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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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렌즈#우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