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도로 지구를 지키다
본격적 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모여 작지만 의미 있는 선언을 했다. 바로 실내 냉방온도를 26도로 유지하자는 ‘온도주의’ 캠페인이다.
무더위로 인한 전력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에너지 수요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2일, 시민단체와 기업, 에너지 공공기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름철 에너지절약 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여름철 절전 행동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실내 냉방 온도를 26도로 맞추고, 문을 닫고 냉방하기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온도주의’라는 슬로건은 이러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슬로건을 최초로 제안한 광운대학교 이종혁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해당 슬로건의 철학과 과학적 근거, 그리고 향후 사회적 확산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개그우먼 이수지 씨도 참여해 시민, 학생들과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며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그녀는 "단순히 에어컨 온도를 조금만 올려도, 수많은 가정과 매장에서 함께 실천하면 엄청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일상의 선택이 곧 환경 보호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거리로 나선 캠페인…“문 닫고 냉방해주세요”
출범식 이후 참석자들은 명동 일대를 돌며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상점마다 방문해 “문 닫고 냉방하기”, “에어컨 온도 26도” 등이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줄 것을 부탁했고, 시민들에게는 손팻말과 부채를 나눠주며 동참을 요청했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며, 거리에는 실천 의지가 퍼져나갔다.
한 초등학생 캠페인 참여자는 “모든 가게가 26도를 지키면 지구가 덜 더워질 것 같아요”라고 말해 현장의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온도뿐 아니라, 지구를 지키는 7가지 실천법
이번 캠페인은 냉방 온도 조절 외에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방법들을 함께 제시했다.
1.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 사용하기
–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고효율 제품 구매 시 10% 환급 혜택 제공
2. 불필요한 조명 끄기, 플러그 뽑기
– 대기 전력 차단으로 연간 수천 원 절약 가능
3. 대중교통 이용 늘리기
– 자가용보다 최대 5배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
4. 샤워 시간 줄이기 (3분 단축)
– 물 절약 + 온수 에너지 절감
5. 세탁은 모아서 하기
– 물·전기 절약뿐 아니라 가전 수명도 연장
6. 1등급 타이어 사용 및 공기압 체크
– 자동차 연비 향상 및 탄소 배출 감소
7. 텀블러, 장바구니 사용 등 친환경 소비 실천
– 불필요한 플라스틱 줄이기
참여하면 혜택도 따라온다…에너지 캐시백 제도 운영
정부는 실천에 동참한 시민들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함께 운영 중이다. 전기요금을 일정량 이상 절약하면 월 최대 1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에너지 캐시백'이 그 예다. 또, 고효율 가전 구매 시에는 구매액의 최대 10%까지 현금 환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혜택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국민들의 실천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국가 전체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덥다고 아무렇게나 틀지 마세요”
이제는 개인의 선택이 지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다. 무심코 낮춰버린 냉방 온도, 꺼지지 않은 대기전력,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는 습관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에 부담이 되어 돌아온다. 이번 ‘온도주의’ 캠페인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내고, 지속 가능한 생활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한 첫걸음이다. 여름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우리의 실천이 지구의 체온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지구를 살리는 온도, 26도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