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유산,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남과 북의 대표 문화유산이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12일과 13일(현지시간), 각각 한국의 ‘반구천 암각화’와 북한의 ‘금강산’을 공식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남북 유산이 함께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 울주군의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되며, 선사시대 고래잡이와 자연 관찰 내용을 담은 사실적인 바위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약 6천 년에 걸쳐 축적된 이 암각화는 한반도 동남부의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북한의 금강산은 특유의 기암절벽과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절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국 불교의 산악 신앙 전통을 품은 문화경관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초 복합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했으나, 유네스코는 문화적 경관에 중점을 두고 등재를 권고했다.
이로써 한국은 총 17건, 북한은 3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번 공동 등재는 향후 문화 교류 및 보존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북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유산들이 함께 등재됐다.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독일·체코 공동 신청: 유럽 최대의 지하 맥주 저장고를 품은 플젠 역사 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우즈베키스탄: 고대 실크로드 도시 부하라의 역사 중심지가 문화유산으로 선정.
케냐: 아프리카 연안 지역의 라무 구 시가지가 독특한 스와힐리 문화의 보존 가치로 인정받음.
멕시코: 선사시대 유적지인 테오티우아칸 동굴벽화가 추가 지정됨.
이번 제47차 회의는 유산의 문화·자연적 가치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보존 전략과 지역사회 참여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