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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잇는 커피, 세계인이 사랑한 다섯 가지 이야기 [따뜻했슈]

산타뉴스 안성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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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일 25억 잔 이상의 커피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역사·과학·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세계 공용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커피 다섯 가지와, 그 속에 담긴 원산지의 이야기와 향미, 그리고 탄생 비밀을 소개합니다. 

 

 

머신에서 에스프레소가 잔으로 떨어지는 장면. [퍼블릭 도메인] 

 

 

1. 에스프레소 — “짧지만 강렬한 순간”

 

탄생: 1901년 이탈리아의 루이지 베제라가 고압 추출 기계를 발명하면서 시작. “빠르게(espresso)”라는 의미 그대로.

 

원산지: 에스프레소 블렌드는 보통 브라질(고소한 바디감) + 에티오피아(꽃향·산미) 원두를 섞어 사용.

 

향미: 초콜릿·견과류·카라멜 계열이 강하며, 위에 맺히는 ‘크레마’는 잘 추출된 샷의 상징.


이 작은 잔은 로마 사람들의 아침 인사이자, 세계 모든 커피 음료의 시작점입니다.


 

2. 아메리카노 — “멀리서 온 위로”

 

탄생: 2차 세계대전 당시, 진한 에스프레소를 부담스러워한 미군이 물을 타 마시면서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이 붙음.

 

원산지: 대체로 중남미 원두(브라질·콜롬비아) 위주 → 깔끔한 산미와 밸런스.

 

향미: 물과 커피 비율(보통 1:3~1:5)에 따라 산뜻한 티(Tea) 같은 맛부터 묵직한 구운 곡물 향까지 다양.


한국은 세계 1인당 아메리카노 소비량 1위 국가. “오늘도 힘내!”라는 가장 대중적인 응원의 잔이죠.

 

 

아이스라떼 [퍼블릭 도메인] 

 

 

3. 라떼 — “부드러움으로 감싸는 마음”

 

향미 : 스팀 밀크가 60~65℃에서 단백질과 당이 카라멜화되어 고소하고 달콤한 향을 발산. 바닐라·카라멜 시럽과 조합 시 더욱 풍부.

 

탄생 : 이탈 가정에서 아침 식사로 ‘우유에 커피를 섞어 마시던 습관’에서 발전. 카페 문화와 함께 전 세계로리아 확산.

 

원산지 : 라떼에는 브라질·콜롬비아 같은 ‘바디감 있는 원두’가 많이 쓰임. 우유와 섞였을 때 균형이 좋음.


라떼 아트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커피와 우유의 조화가 얼마나 완벽한지를 보여주는 바리스타의 서명입니다.

 

 

컵에 거품 있고 초콜릿 파우더 소복히 뿌린 카푸치노 [퍼블릭 도메인] 

 

 

4. 카푸치노 — “아침을 여는 포근한 약속”

 

탄생 : 17세기 빈(Vienna)에서 시작된 ‘카프친 수도회 수도사’의 옷 색에서 유래. 이후 이탈리아에서 본격 정착.

 

원산지 : 에티오피아(꽃향, 베리향) 원두가 자주 쓰여 거품의 달콤함과 조화.

 

향미 : 시나몬·코코아 파우더를 곁들여 향긋하고 따뜻한 뉘앙스를 더함. 풍성한 우유 거품은 입술에 닿는 첫 감촉부터 따뜻한 포근함을 줌.


유럽에서는 여전히 “오전 11시 이전에만 마시는 커피”라는 전통적 관습이 남아 있습니다.

 

 

카푸치노,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퍼블릭 도메인] 

 

 

5. 콜드 브루 — “차가움 속의 여유”

 

탄생: 1600년대 일본 교토에서 시작된 ‘더치 커피’ 방식이 기원. 현대적으로는 미국 블루보틀 등이 세계적으로 유행시킴.

 

원산지 : 콜드 브루는 산미가 좋은 에티오피아, 케냐, 콜롬비아 원두를 주로 사용. 찬물 추출 시 ‘청량한 과일 향’이 잘 살아남.

 

향미 : 뜨거운 추출보다 카페인 함량은 높지만 산미는 낮아 깔끔하고 부드러움. pH가 낮아 위 부담도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RTD(Ready to Drink) 시장에서 콜드 브루는 매년 20% 이상 성장, ‘젊은 세대의 여름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커피, 원두에서 한 잔까지 이어지는 따뜻한 선물

 

원산지 : 커피는 적도 주변 70여 개국 ‘커피 벨트(Coffee Belt)’에서만 재배.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고향”, 콜롬비아는 “부드러운 향미의 대명사”, 브라질은 “세계 생산량 1위”.

 

산업 : 전 세계 약 2,500만 명 농부의 생계와 직결. 페어트레이드 커피는 이들을 보호하는 중요한 운동.

 

문화 : 각 나라마다 “커피는 곧 삶의 방식” → 이탈리아는 짧고 강렬하게, 미국은 크게 오래, 한국은 “아메리카노 중심의 속도 문화”.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농부의 땀, 바리스타의 정성, 문화의 이야기가 담긴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은, 마치 산타가 건네는 작은 기쁨처럼, 우리의 하루를 따뜻하게 이어줍니다.

 

 

안성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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