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국 내 공장 건설 기업, 반도체 관세 면제”…삼성·SK 수혜 전망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자국 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거나 건설 계획을 제출한 기업에 한해 반도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미국 현지 공장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관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의도는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동안에는 관세를 면제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상무부에 공장 건설 계획을 신고하고, 착공부터 완공까지 감독을 받으면 해당 기간 동안 반도체를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반도체 100% 관세’ 방침을 구체화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진입이 어려운 중국 업체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를 투입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장을 2028년 양산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들 프로젝트가 무관세 조건에 부합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대미 수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대만 정부 역시 자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이미 미국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관세 면제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관세 면제 기준이 ‘국가’가 아닌 ‘기업’ 단위로 적용된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관세 협상은 국가 간 협약 형태로 진행돼 왔으나, 이번 정책은 특정 기업의 투자 여부와 건설 진행 상황에 따라 혜택 여부가 갈리게 된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무역 협정과 기업 단위 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조율될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