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의 낡은 집 찾아간 김선태…1000만원 기부
![‘충주맨’ 김선태가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을 직접 찾아가 이들의 어려운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선태’ 유튜브 채널 캡처]](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817/1786911608479_18059630.jpg)
광복절 앞두고 충주서 후손들의 삶 직접 살펴
광복절을 앞둔 충북 충주에서 한 유튜버의 발걸음이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까지 이어졌다.
공무원 ‘충주맨’ 출신 유튜버 김선태는 지난 14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충주시 항일독립운동역사관을 방문하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현실을 살폈다.
그는 충북북부연합지회에 1000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형편이 어려운 후손의 자택을 직접 찾아 사비도 전달했다.
이번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기부 액수만이 아니다.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오늘을 살아가는 후손들의 삶과 연결했다는 점에 있다.
기념일마다 되새기는 ‘기억’이 후손들의 일상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김선태가 먼저 찾은 곳은 충주시 항일독립운동역사관이었다. 이곳에서 윤경로 광복회 충북북부연합지회장을 만나 충주지역 독립운동의 역사와 후손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윤 회장은 자신의 조부 윤주영 선생과 증조부 윤인구 선생의 독립운동을 소개했다.
이들은 1919년 충주 신니면 용원장터에서 벌어진 3·1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윤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해 4월 1일 장날 면민 약 200명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관련 인사 9명이 일제에 의해 옥고를 치렀으며, 고문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도 있었다.
독립운동의 희생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았다. 윤 회장은 현재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후손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가 관할하는 충북 북부지역 6개 시·군의 광복회원은 96명이다. 이 가운데 10명이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이라고 밝혔다.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지원제도가 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영상에서는 독립유공자 포상과 보상 문제도 언급됐다. 윤 회장은 대한민국장부터 대통령표창까지 포상 단계가 나뉘어 있다며 대통령표창의 경우 월 98만원을 받는 사례를 소개했다.
김선태가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손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윤 회장은 충주시 엄정면에 거주하는 유해규씨의 사정을 전했다.
유씨는 의병대장 유인석 선생의 고손이자 유제함 의병의 증손이다. 윤 회장에 따르면 유씨는 자신의 집이 없어 낡은 남의 집을 수리해 93세 어머니, 1급 장애가 있는 여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독립운동사의 이름으로 남아 있던 한 가문의 이야기가 100여 년 뒤 후손의 생활 공간으로 이어지는 대목이었다.
사정을 들은 김선태는 충북북부연합지회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고 그들의 현실을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기부로 일정을 끝내지 않았다. 김선태는 윤 회장에게 들었던 유씨의 집을 직접 찾아갔다.
영상에 담긴 곳은 기념관이나 행사장이 아닌 후손이 가족과 살아가는 오래된 집이었다. 김선태는 유씨를 만나 감사와 미안함을 전하며 자신의 사비로 마련한 현금도 건넸다.
그는 후손의 어려운 형편만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훌륭한 일을 한 선조의 후손을 경제적 어려움만으로 바라보게 될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말도 남겼다.
그러면서도 직접 도움을 드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독립운동의 뜻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설명이었다.
윤 회장은 영상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오래된 표현도 꺼냈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삶의 기반을 잃은 일부 가문의 어려움이 후대까지 이어졌다는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거나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예우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태의 이번 기부는 개인의 선행을 넘어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독립유공자를 기억하는 일이 기념일의 행사와 추모에 머물지 않고 후손들의 생활과 사회적 예우까지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광복절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날이다. 동시에 그 이름을 이어받아 살아가는 가족들의 오늘을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김선태가 역사관에서 들은 이야기는 결국 한 후손의 집 앞까지 이어졌다. 기록 속에 있던 독립운동이 지금의 삶과 맞닿는 자리였다.
광복절이 지나면 기념행사는 끝난다. 태극기도 다시 내려간다.
충주의 오래된 집에는 다시 평범한 하루가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