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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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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청년들, 길이 안 보인다
미래지향적인 청년 정책의 핵심은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여야 한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청년들의 막막한 현실과 돌파구 찾기

 

청년 실업‧비정규직‧주거‧결혼난, 구조적 위기 넘어 미래전환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2025년 한국 청년 세대는 인구 감소와 기술혁신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오는 전환기에 서 있다. 그러나 실제 체감 현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절망의 언어로 채워진다. 
일자리 시장은 불안정해지고, 주거비는 높은 벽이 되었으며,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 아니라 포기하는 영역으로 변하고 있다. 청년들의 삶이 무너질수록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도 흔들린다.

 


■ 실업과 비정규직의 현실 -  안정적 일자리의 붕괴

 

최근 고용통계에 따르면 청년층실업률은 공식지표보다 체감지표가 훨씬 심각하다. 단기 계약직, 플랫폼 노동, 인턴형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경력 있는 신입만을 원하는 구조적 모순이 고착화되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둔 20대 후반 청년들은 정규직 채용 공고는 줄어들고, 경력직만 찾는다며 좌절을 호소한다. 한 취업준비생은 ‘스펙을 쌓을수록 더 높은 스펙을 요구한다. 끝이 없는 경쟁이 두렵다’고 말했다.

기업 역시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 있다. 자동화·AI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단순 사무직과 수작업 노동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고, 반대로 IT·데이터·AI 기반 능력을 갖춘 인재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기술교육—수요—채용의 연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청년들은 변화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기회의 문턱 밖에서 맴돌고 있다.

 


■ 주거와 결혼의 압박 - 출발선 격차의 심화

 

청년 주거 문제는 청년의 삶 전체를 위협하는 핵심 요소다. 수도권 전월세 가격은 청년의 월소득 대비 지나치게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부는 주거빈곤상태에 놓여 원룸·고시원 등 최소한의 주거환경에서도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거 불안은 결혼·출산 문제로 이어진다. 결혼을 꿈꾸는 20‧30대 커플조차 신혼집 마련의 첫 단추부터 막히니 결혼 논의 자체가 멈춘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학자들은 청년 주거 안정 없이는 결혼율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 심리적 박탈감 - N포 세대에서 S(Stop)세대로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청년들은 정서적 피로와 사회적 고립을 체감하고 있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패배감은 커지고, 노력 대비 보상이 따르지 않는 구조는 청년 세대를 체념의 심리로 몰아넣는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요구한 희생과 성과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았다’며 청년 스스로의 잘못이 아닌 구조적 문제ㅣ라고 지적한다.

 


■ 돌파구 찾기 - 정책·기업·사회가 함께 만드는 미래

 

청년 문제 해결은 단일 부처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의 생애 전환기 전반을 지원하는 구조적 개혁이다.

 

1) 기술 기반 재교육과 전환형 고용
  • 대학·정부·기업이 연계한 AI·데이터·첨단제조 핵심 교육 프로그램 확대
  • 신입지원이 아닌 전환형 채용 제도 도입 - 기업이 무경력자를 뽑아 6~12개월간 교육 후 정규직 전환
  •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임금 격차 완화 정책 병행

 

2) 청년 주거 안정 패키지
  • 장기 공공임대 확대 및 입주 기준 완화
  • 역세권 청년주택, 공유형 스마트 공공주택     공급 확대
  • 월세·보증금 지원을 대규모로 강화해 청년의 출발선 격차 해소

 

3) 결혼·출산 장벽 제거
  • 신혼 초기 주거 지원과 결혼 장려 프로그램
  • 청년 부부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공공 보육 확충
  •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와 기업 인센티브

 

4) 정서·심리 건강 지원
  • 청년 심리상담 바우처 전국 확대
  • 지역별 청년 커뮤니티 공간 조성, 고립 청년을 위한 사회적 연결망 강화

 


■ 미래지향적 청년정책의 핵심 -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

 

전문가들은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구조적 기회의 보장’이라고 말한다.
고용·주거·결혼·삶의 질 전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국가가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며, 기업도 청년 인력을 성장 파트너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5년의 한국 청년들은 분명 힘겨운 현실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기술 변화의 속도, 새로운 산업의 성장, 인구변화로 인한 기회의 확장 등 미래는 희망적인 요소 또한 갖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청년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 기회가 닫혀 있지 않은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지금의 논의와 선택이 한국 사회의 향후 10년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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