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취업 이민 비자 장사꾼으로 변신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전문직 비자(H-1B 등)에 대해 천문학적인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외국 인재들에게 사실상 '입국 장벽'을 세우는 조치인데, 이는 곧 미국의 장래를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미국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경제 리더십은 바로 '이민자'들이 세워 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들이 세운 미국의 혁신 기업들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IT 기업 상당수는 이민자들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 구글(Google)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러시아 출신 이민자로, 미국에 건너와 정보 검색의 혁명을 이끌었다.
- 테슬라(Tesla)와 스페이스X(SpaceX)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미국에 와서 전기차와 우주산업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했다.
- 인텔(Intel) 공동 창업자 앤드류 그로브(Andrew Grove)는 헝가리 출신 이민자로, 실리콘밸리를 반도체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대만 출신으로, GPU 기술을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었으며, 그의 창의성이 미국 혁신 산업의 상징이 되었다.
-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메타(Meta) 역시 수많은 외국 출신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의 협업 속에서 성장했다.
즉,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모두 이민자들의 도전 정신과 다양성이 만들어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이 만들어 낸 글로벌 리더십
AI, 반도체, 클라우드, 바이오 등 미국이 세계 최첨단을 유지하는 분야는 모두 글로벌 인재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 속에서 발전했다. 인재들은 특정 국적이나 배경이 아니라 능력과 비전을 따라 움직인다.
기술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특정 국가가 문을 걸어 잠그는 순간, 인재들은 기회가 열려 있는 다른 나라로 이동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 인재 영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인도는 IT와 AI 분야에서 세계적 허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은 연구개발과 인재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대체할 대안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 찾아올 기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바이오 등에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이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배터리 산업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은 디지털 플랫폼과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으며,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글로벌 무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 특히 원티드랩(Wanted Lab), 리벨리온(Rebellions), 업스테이지(Upstage) 같은 스타트업은 AI 인재 영입과 혁신 기술 개발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 원티드랩은 데이터 기반 채용 플랫폼으로 글로벌 인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리벨리온은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해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강자들과 경쟁하려 하고, 업스테이지는 생성형 AI 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 글로벌 인재들이 미국의 높은 장벽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는다면, 한국은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서울과 판교, 그리고 대전과 부산에 이르는 혁신 클러스터는 이미 해외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한국 정부도 K-스타트업 비자 제도 확대, 글로벌 캠퍼스 설립, 영어 중심 연구 환경 조성, 해외 석학 초청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정부는 AI 대학원 설립, 글로벌 AI 챌린지 개최, 해외 인재 정주 지원 등을 추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 예컨대 한국의 한 대형 AI 연구센터에는 이미 캐나다, 프랑스, 인도 출신 연구자들이 다수 합류해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는 단순한 인재 영입을 넘어선 국제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결론
미국은 원래 이민자의 나라다. 원주민 인디언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땅에서, 다양한 이민자들이 일군 성과가 오늘의 미국을 만들었다. 그 역사를 부정하고 이민을 막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미래를 가로막는 길이다. 반대로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변화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글로벌 인재들에게 열린 문을 제공하는 국가가 결국 미래의 기술 리더십을 차지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의 발신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