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 포티’ — 나이보다 젊은 감각으로 사는 40대의 등장
■ 나이보다 ‘마음의 온도’로 사는 세대
요즘 거리에서 40대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청바지에 운동화, 무채색 니트 대신 컬러풀한 재킷을 입고 전동 킥보드를 타는 중년들. 이들은 바로 ‘영 포티(Young Forty)’라 불리는 새로운 세대다.
나이는 40대지만 감성은 30대, 때로는 20대 못지않은 젊은 감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과거 40대가 ‘가정과 일터의 무게에 짓눌린 중년’으로 인식되던 것과는 달리, 오늘날의 40대는 ‘자기 삶의 주인공’을 자처한다.
■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1️⃣ 디지털 세대의 경계가 무너짐
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40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다.
이들은 SNS와 유튜브, OTT 콘텐츠 소비에 익숙하며, Z세대의 문화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출근길에 유튜브로 뷰티 크리에이터 영상을 보고, 점심에는 회사 동료들과 인스타그램 릴스를 공유한다. ‘젊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2️⃣ 경제적 여유와 자기 투자
2030 세대보다 안정된 수입을 가진 40대는 ‘자기 만족형 소비’를 중시한다. 명품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건강, 패션에 돈을 쓴다. 골프, 요가, 사이클링, 캠핑 같은 액티브 라이프스타일은 ‘영 포티’의 대표적인 키워드다.
한 42세 여성은 “예전엔 애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내 시간을 포기했지만, 지금은 나를 위해 요가를 배우고, 나 자신을 위해 옷을 입는다”고 말한다.
3️⃣ 나이 중심 사회에 대한 반발
한국 사회는 여전히 나이에 민감하지만, ‘영 포티’들은 이에 저항한다.
나이보다 ‘라이프스타일’이 사람을 정의한다고 믿는다. SNS를 통해 자기 이미지를 관리하고, ‘중년답게’라는 기준 대신 ‘나답게’를 선택한다.
이들은 “나이 먹는 건 늙는 게 아니라, 경험이 쌓이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젊음을 재정의한다.
■ 영 포티의 특징 세 가지
① 자기 표현에 적극적이다
패션, 인테리어, SNS, 여행 — 모든 것이 자기 표현의 수단이다. 특히 ‘나를 보여주는’ 인스타그램 릴스나 브이로그를 운영하는 40대가 급증하고 있다.
② 세대 간 연결의 허브다
영 포티는 MZ세대와 부모 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회사에서는 20대 후배의 감성을 이해하고, 가정에서는 부모 세대와의 가치를 조율한다.
③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도전 정신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40대, 새로운 전공으로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40대도 늘고 있다. ‘이 나이에?’가 아니라 ‘지금이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움직인다.
■ 나이는 숫자, 태도는 인생
‘영 포티’는 단순히 젊게 꾸미는 40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자기 자신을 갱신하며, 나이의 굴레를 벗어난 첫 세대다.
“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낡게 사는 건 선택이다.”
이 문장이 바로 오늘의 영 포티를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