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I가 미래를 지배한다”…중국 상하이 AI박람회, 가족 단위 관람객 몰려 성황
과학/창업
AI

“AI가 미래를 지배한다”…중국 상하이 AI박람회, 가족 단위 관람객 몰려 성황

산타뉴스 성 연주 기자
입력
어린이도 로봇과 바둑·체스 대결…웨어러블·휴머노이드 로봇 전시 ‘눈길’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전시장. AI 생성 이미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전시장. AI 생성 이미지

“우리 아들도 수업할 때 AI를 자주 써요. 이제는 일상이 됐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의 말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는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상하이 엑스포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으며, 주말과 겹친 이틀째 행사에만 수만 명이 찾을 정도로 대중적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체험시켜 주며, 미래 교육과 진로에 대한 영감을 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시장에는 아이들이 직접 AI 로봇과 바둑이나 체스를 두고, 얼굴을 인식해 합성 영상을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들이 인기를 끌었다.

 

“AI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일상으로 들어온 기술

 

행사장을 찾은 상하이 시민 케빈 리(43) 씨는 “20년 전만 해도 컴퓨터가 미래라 했지만, 지금은 AI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며 “아들도 이미 숙제를 도와주는 데 AI를 쓰고 있다.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들 중엔 아직 신중한 입장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결국 AI는 누구나 써야 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아이에게 일찍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알리바바, 화웨이, 바이두 등 다수의 기술기업이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자사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했다.


‘AI 칠판’을 활용한 가상 과학 실험,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반려견 로봇, 악수하거나 물건을 전달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체험형 전시가 풍부하게 마련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로봇 격투, 커피 추출, 붓글씨…사람의 일을 모방하는 기계들

 

특히 관람객들의 이목을 끈 것은 실제 인간의 작업을 정교하게 따라하는 로봇들이었다.
한 의료기기 업체가 선보인 수술 로봇은 삶지 않은 메추리알의 껍질을 손상 없이 벗겨내는 고난도 작업을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로봇이 붓글씨를 쓰거나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시연했으며, 일상적인 동작을 모사하는 ‘생활형 AI’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 로봇 기술 선도 기업 유니트리(宇樹科技)는 관람객 앞에서 로봇 격투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기술은 지난 5월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된 바 있으며, 이번 행사에서는 상하이 시민들 앞에서 다시 한 번 공개됐다.

 

“단순히 걷는 로봇을 넘어서, 이제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 대학생 관람객은 로봇 시연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AI 안경’이 QR코드를 읽는다…웨어러블 기기의 진화

 

AI 기술은 단말기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행사에서 자사의 최신 AI 안경 ‘쿼크(Quark)’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안경은 QR코드를 응시하는 것만으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으며, 자사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즈푸바오)와 연동된다.

 

이외에도 샤오미, 로키드(Rokid) 등 다양한 기업이 각각의 AI 안경 제품을 선보였다. 실시간 번역, 음성 인식, 영상 분석 기능 등을 갖춘 제품들은 단순 스마트기기를 넘어, ‘인공지능 단말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올해만 20개 이상의 AI 안경 제조사가 신제품을 내놓았다고 보도하며, 웨어러블 시장의 흐름이 급격히 AI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의도는 분명…‘AI 대중화’ 가속 페달

 

이번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총 40여 종의 대형언어모델(LLM), 50여 개 AI 단말기, 60여 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됐다. 그 양과 질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1,00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해 베이징에서 방문한 관람객 왕 씨는 “아들이 과학에 관심이 많아 AI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함께 왔다”며 “이왕이면 AI 분야를 진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중학생 아들은 “직접 보니 흥미롭고 신기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공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설정하고, AI·로봇·스마트기기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WAIC는 단순 기술 전시를 넘어, AI를 ‘특정 산업의 기술’에서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속 기술’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중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