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 인파 기록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가을 하늘이 깊어질 무렵, 안동에서는 한 편의 거대한 춤판이 펼쳐졌다.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흘간의 여정을 마치며, 그 열기와 감동은 축제의 최정점을 찍었다.
이 축제는 연인원 16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고, 안동이 ‘세계 탈춤의 수도’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제 속 스토리: 전통과 세계가 만나는 춤의 장
전통의 맥을 잇는 무대
하회마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 봉산탈춤, 강령탈춤, 가산오광대 등 전통 탈춤들이 무대에 올랐고, 하회마을이라는 장소가 지닌 역사적 무게 위에 전통의 숨결을 더했다.
특히 낙동강 위로 펼쳐진 선유줄불놀이는 가을 밤 하늘을 붉게 수놓는 장관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세계 속의 탈춤
이번 축제에는 27개국, 약 60여 개 해외 공연단이 참여해 각국의 탈과 춤 문화를 소개하며 축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거리 퍼레이드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무대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일부 해외 공연단은 복지시설을 찾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처럼 탈춤이 단순한 공연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의 매개체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시민이 만든 축제
축제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었다. 탈놀이단 ‘천태만상’은 “모든 얼굴이 주인공”이라는 구호 아래 퍼레이드를 이끌었고, 전국 대학생 공연단들도 창작무대로 축제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었다. 자원봉사자만 2,000여 명이 함께했으며, 지역 상인의 참여 비율은 전체 상가의 87%에 이르렀다.
또한 다회용기 사용, 유모차 대여, 수유실 확충 등 친환경·가족친화 시스템을 도입하며, 축제의 디테일한 운영 면에서도 진화를 보여주었다.
흥행 이면의 숙제와 내일을 위한 방향
이처럼 사상 최대 관객을 동원한 축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형 축제로서의 과제들도 뚜렷이 드러났다. 교통 혼잡, 숙박 부족, 쓰레기 처리 등이 반복된 이슈였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안전 시스템과 동선 관리 강화에 나설 것을 밝혔고, 전문가들은 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전통을 계승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축제, 시민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문화도시를 꿈꾼다”고 말했다.
안동은 이번 축제로 탈춤의 본질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문화도시로서의 미래 청사진을 더욱 또렷하게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