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로 완성된 첫 ‘2층 주택’, 건축 혁신의 신호탄

호주에서 건축 역사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서호주 태핑(Tapping) 지역에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만을 활용해 완성된 2층 주택이 등장한 것이다. 건축 기업 ‘콘텍 오스트레일리아(Contek Australia)’가 주도한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3D 프린터 건축이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실질적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기존 한계와 도전 과제
그동안 3D 프린터 건축은 빠른 시공 속도와 비용 절감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대부분 단층 주택에 머물렀다. 특히 콘크리트를 층층이 압출해 쌓아 올리는 방식은 내구성이 벽돌보다 떨어져, 2층 이상의 하중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1층을 3D 프린터로 시공한 뒤, 상부는 목재나 철골 구조를 덧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 강도 혁신으로 해결한 ‘내구성의 벽’
콘텍 오스트레일리아는 이 난제를 신소재 개발로 돌파했다. 이번에 사용된 특수 콘크리트는 압출 후 단 3분 만에 굳어지면서 **기존 벽돌의 약 3배에 해당하는 50MPa(메가파스칼)**의 압축 강도를 확보했다. 덕분에 2층 구조물을 안전하게 떠받칠 수 있을 뿐 아니라, 폭풍에도 견디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단열, 방수, 내화 기능까지 확보해 주거 환경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동시에 갖췄다.
■ 실제 주거 공간으로서의 가치
이번 주택은 단순한 시범 건축물이 아니라, 실거주를 전제로 설계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개의 침실과 2개의 화장실, 거실, 차고, 발코니 등을 갖춘 전형적인 단독주택 형태로, 일반적인 가족 생활이 가능하다. 시공 속도 역시 인상적이다. 2층 벽체를 세우는 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18시간에 지나지 않았으며, 전체 완공까지는 전기·지붕·내부 마감 공정을 포함해 약 5개월이 걸렸다.
■ 비용 경쟁력과 건설 산업의 미래
콘텍 측은 이번 주택의 건축 비용이 전통적인 벽돌 주택 대비 약 22% 절감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건설 자재 절약과 공정 단순화가 가져온 직접적 효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용 절감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주택 부족 문제 해결과 친환경 건축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글로벌 건축계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성과는 3D 프린터 건축이 단순히 ‘실험적 시도’를 넘어 실제 생활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더 나아가, 건축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성·비용 절감·맞춤형 설계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앞당길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기술 고도화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3D 프린터 주택은 재난 이재민 임시주택, 저소득층 맞춤형 주거, 신속한 도시 인프라 확충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