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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기부’ 민윤기…자폐 아동 위한 음악치료 매뉴얼 공동 집필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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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연결된 치료…임상 현장으로 확장된 ‘MIND 프로그램’
슈가 (사진제공 나무위키)
슈가 (사진제공 나무위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민윤기(슈가)가 약 50억 원을 기부하고 공동 저자로 참여한 자폐 아동 대상 음악치료 매뉴얼이 2026년 3월 17일 세브란스병원을 통해 발간됐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천근아 교수가 대표 저자를 맡았으며, 해당 매뉴얼은 음악 기반 사회성 치료 프로그램 ‘MIND’를 체계화한 임상 지침서다.


이번 매뉴얼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기존 언어 중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언어 이해나 인지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아동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언어 대신 ‘연주’로…상호작용을 넓히는 치료 접근


‘MIND(Music-Interaction-Network-Diversity)’ 프로그램은 음악 활동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확장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악기 연주와 리듬 활동을 매개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 언어적 이해를 전제로 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비언어적 표현을 중심으로 한다. 병원 측은 실제 임상 적용 과정에서 아동들의 참여도와 상호작용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치료 기법이 아니라, 현장에서 반복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매뉴얼로 정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외 치료자들이 동일한 프로토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절차와 철학이 함께 담겼다.


기획부터 참여까지…민윤기의 역할과 배경


민윤기는 2024년 가을부터 천근아 교수와 교류하며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단순 후원을 넘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음악 자원봉사 지도사로 직접 참여했다.


이후 약 50억 원을 기부하며 치료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고, 2025년 9월에는 ‘민윤기 치료센터’가 세브란스병원에 설립됐다. 이 센터는 음악 기반 치료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 측은 그의 기여가 프로그램의 현실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천근아 교수 역시 서문에서 “이 프로젝트는 그의 참여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기부의 방향성…예술과 치료의 접점 확대


이번 기부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음악이라는 전문성을 사회적 가치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아티스트의 창작 역량을 치료 영역과 연결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브란스병원은 해당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자폐 아동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향후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매뉴얼 발간 역시 이러한 확장의 일환이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


이번 프로젝트는 화려한 이벤트보다 구조적인 변화를 지향한다.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현장의 전문가들에게 실질적인 도구를 남겼다.


민윤기의 이름이 붙은 치료센터와 매뉴얼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치료 모델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표현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연결이 되는 지점. 그 사이에서 조용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유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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