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불러온 바다의 이상 신호… 동해에 나타난 고래 무리

여름철 동해 바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포착됐다.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동물인 참고래가 무려 여섯 마리나 발견된 것이다. 이와 함께 큰머리돌고래는 지난해보다 무려 여섯 배 이상 증가하며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이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8월 실시한 항공 목시조사에서 확인한 결과다.
![동해 바다에서 발견된 큰머리돌고래 무리. 이번 조사에서 422마리가 관찰돼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 [사진제공 국립수산과학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30/1756504334056_990325638.jpeg)
“동해에서 보기 힘든 참고래, 왜 나타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동해에서 관찰된 고래류는 총 5종 1,649마리.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참고래였다. 본래 참고래와 밍크고래는 여름철이면 북태평양의 차가운 바다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예외적으로 동해에 머무른 모습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먹이 이동, 개체 수 증가, 해류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항공목시조사로 발견한 참돌고래 무리 이번 조사에서 다수의 참돌고래가 관찰됐다. [사진제공 국립수산과학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30/1756504372243_412315492.jpeg)
![2025년도 동해 하계 항공 목시조사 결과 참고래, 밍크고래, 참돌고래, 큰머리돌고래 등 다양한 종이 확인됐다. [사진제공 국립수산과학원]](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830/1756485289007_514592685.jpg)
큰머리돌고래의 폭발적 증가… 기후 위기의 징후
더 주목되는 현상은 큰머리돌고래 422마리의 출현이다. 불과 1년 전보다 여섯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원래 열대나 아열대 먼바다에 서식하는 이 종이 동해에서 대규모로 관찰된 것은 명백히 바다의 이상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큰머리돌고래가 동해에까지 올라온 것은 해수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는 단순한 개체 수 증가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직결된 생태계 변화의 징후”라고 설명했다.
고래가 전하는 바다의 경고
이번 조사는 단순한 동물 관찰을 넘어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상위 포식자인 고래들의 이동과 분포는 해양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고래가 머무는 지역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곧 먹이사슬, 해류, 수온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여름철 동해에서 이처럼 많은 고래가 확인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기후위기와 해양생태계 변화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해류, 먹이 이동, 수온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
기후변화는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바다와 생태계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고래들의 이례적인 출현은 우리에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경고처럼 다가온다.
앞으로 더욱 체계적인 연구와 국제적 협력이 뒤따를 때, 동해의 바다 생명들이 건강한 서식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