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처럼 작동하는 로봇

K-휴머노이드 ‘알렉스’, 정교한 손기술로 글로벌 로봇 시장에 도전
국내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범용 휴머노이드 ‘알렉스(ALLEX)’를 공개하며 세계 로봇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사람 손처럼 섬세하게 움직이는 정밀 손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 손처럼 움직이는 로봇
지난 3월 19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시연 행사에서 알렉스는 상반신 실물을 통해 고난도 작업을 선보였다. 2mm 크기의 반도체 부품을 핀셋으로 집어내는 동작, 악수와 포옹까지 구현하며 기계 특유의 뻣뻣함 없이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놀랍게도 이 정밀한 손동작은 촉각 센서 없이 순수한 기계 장치와 관절 모터 제어 기술로 구현된 것이다.
AI는 아직… 하지만 잠재력은 무한
현재 알렉스는 AI 모델이 탑재되지 않아 자율적인 동작은 불가능하며, 시연은 컴퓨터 명령으로 진행됐다. 위로보틱스는 향후 다양한 피지컬 AI 기업과 협업해 AI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용재 대표는 “알렉스는 고도화된 AI를 뒷받침할 하드웨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 속 K-로봇의 존재감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중국 유니트리는 ‘G1’로 격투기, 춤, 점프 등 고난도 동작을 구현하며 베이징 휴머노이드 올림픽에서는 수백 대의 로봇이 스포츠와 작업 종목에서 경쟁을 펼쳤다.
국내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모델의 수준과 하드웨어 성능의 조화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K-휴머노이드의 재도약
2004년 KAIST의 ‘휴보’ 이후 잠잠했던 국내 휴머노이드 산업은 알렉스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위로보틱스는 삼성전자 로봇개발팀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1년 창업한 기업으로, 보행보조 로봇 ‘윔(WIM)’도 개발한 바 있다.
알렉스는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독자적인 손기술과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AI와의 융합이 본격화되면 K-휴머노이드의 세계 무대 재도약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