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성실함에 사람의 품위가

묵묵히 일하는 사람의 품위
세상에는 자신을 드러내며 일하는 사람이 있고, 말없이 제 몫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성과와 큰 목소리가 주목받지만 우리의 일상을 떠받치는 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수많은 사람의 땀이다.
새벽 거리를 깨끗하게 만드는 환경미화원, 첫차를 준비하는 운전기사, 아이들이 오기 전 학교의 하루를 여는 사람, 깊은 밤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이 있다. 가족보다 먼저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부모도 있다. 이들은 수고를 내세우기보다 해야 할 일을 해낸다.
묵묵히 일한다는 것은 말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맡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칭찬이 없어도 정성을 다하는 태도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신뢰가 되고 인격이 된다.
품위는 좋은 옷이나 높은 지위에서 생기지 않는다. 작은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어려울 때 책임을 피하지 않으며 성과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는 사람에게서 드러난다. 굳이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살아온 시간이 그 사람을 말해준다.
나무가 자라는 소리를 우리는 듣지 못한다. 뿌리가 깊어지고 새순이 돋는 순간에도 숲은 고요하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면 나무는 어느새 더 크고 단단해져 있다. 사람도 그렇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낸 시간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결국 삶의 깊이가 된다.
세상은 화려한 성공을 기억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재능은 사람을 돋보이게 하지만 꾸준함은 사람을 오래 빛나게 한다. 박수는 순간이지만 신뢰는 긴 시간이 만든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가장 앞에 서 있는 이들이 아니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제 몫을 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빈틈을 메운다.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박수보다 맡은 몫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그 조용한 성실함에 사람의 품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