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 우리 교육을 생각한다
산타뉴스에서는 흔들리는 공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지향적인 우리 교육의 내일을 위한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집중 보도합니다.
1.문해력 저하 2.사교육 의존 3.학교폭력 4.진로 획일화 5..AI 시대 교육 전환 등 핵심 과제를 짚으며,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속가능한 교육개혁의 방향과 해법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기획 1] 흔들리는 교실의 기초… 문해력 저하, 공교육의 뿌리가 흔들린다

‘문장을 끝까지 읽었는데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서울의 한 중학교 국어 교사가 전한 교실의 풍경이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읽기와 쓰기 능력의 약화’, 즉 문해력 저하다. 단순히 성적이 낮은 문제가 아니라, 지식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능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초·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교과서를 읽고 핵심 내용을 파악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이 짧은 영상과 단문 위주의 콘텐츠에 노출되면서 깊이 있는 읽기 경험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지역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는 ‘아이들이 긴 문장을 읽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 질문을 해도 한두 단어로 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실에서는 읽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문해력 저하는 단순한 국어 과목의 문제가 아니다.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풀이를 시작하지 못하거나, 사회·과학 교과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전 과목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결국 학습 격차를 확대시키고, 상위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회복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를 학습의 기초 체력 붕괴로 진단한다. 교육학자 김모 교수는 ‘문해력은 모든 교과 학습의 출발점이자 사고력의 핵심 기반’이라며 ‘이 능력이 약화되면 고등교육뿐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도 지시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능력 부족이 새로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스마트폰 중심의 미디어 환경, 독서 시간 감소, 암기 위주의 학습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빠른 정보 소비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깊이 있게 사고하고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에 익숙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결책으로는 읽기와 쓰기 중심 교육의 회복이 가장 먼저 꼽힌다. 단순한 문제풀이식 수업에서 벗어나, 텍스트를 분석하고 토론하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교육을 전환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현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아침 10분 독서’, ‘서술형 평가 확대’, ‘토론 수업’ 등을 도입하며 문해력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 교사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은 건물로 치면 기초 공사와 같다. 기초가 흔들리면 아무리 높은 성취도도 오래 유지될 수 없다. 문해력 저하는 우리 교육 시스템이 보내는 분명한 경고 신호다.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능력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 그것이 무너진 교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