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역대 최고의 성적

삼성전자 후원상을 받은 부산기계공고 학생들과 삼성전자 원찬식 임원(왼쪽 다섯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60회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부산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이번 대회에서 부산 선수단은 총 15개 직종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6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총 23개의 메달을 수상했다. 이는 부산 직업계고 역사상 최다 수상 기록이며, 기술교육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다.
부산기계공고, 기술교육의 정점에 서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부산기계공고에서 나왔다. 이 학교는 전체 250개 참가 기관 중 1위를 차지하며 금탑을 수상했다. 특히 기계설계/CAD 종목에서는 유예준 학생이 금메달을, 최희준·강기범 학생이 은메달을 수상하며 한 종목에서 무려 3개의 메달을 쓸어 담았다. 배관 종목에서도 오동근 학생이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외에도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장려상 8개를 수상하며 기술교육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경남공고, 모바일로보틱스에서 금빛 질주
경남공고의 김도영·최민준 학생은 모바일로보틱스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은 로봇 기술과 프로그래밍 능력을 바탕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선보이며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술 인재의 면모를 보여준 사례다.
동의고·금샘고, 전통 기술의 저력
동의고 김도원 학생은 판금철골구조물 직종에서 금메달을, 금샘고 정재영 학생은 전기기기 직종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들은 정밀한 손기술과 구조 이해 능력을 바탕으로 전통 기술 분야에서도 부산의 기술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첫 출전에도 빛난 신예들
이번 대회에서는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학생들도 많았다. 부산보건고 손선웅 학생은 제빵 직종에서, 영산고 배여주 학생은 요리 직종에서, 부일전자디자인고 정지윤 학생은 웹디자인 직종에서 각각 동메달을 수상했다. 이들은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창의성과 집중력을 발휘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기술과 학문, 함께 가는 길을 열자
이번 대회의 성과는 단순한 메달 획득을 넘어, 우리 사회가 기술과 열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로 모델을 수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대학 진학만이 성공의 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실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기술을 통해 현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이들이, 더 깊은 학문적 탐구와 연구를 통해 자아실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직업계고 졸업 후 일정 경력을 쌓은 기술인이 대학에 진학해 관련 분야를 연구하거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연한 진로 설계가 가능해야 한다. 기술과 학문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며 개인의 성장을 돕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빛날 수 있는 사회를 향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이번 대회에서 부산 학생들이 거둔 최고의 성적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 함께 지도한 교육현장의 헌신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현장에서 기술로 빛나는 이들,
창의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 열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이들.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진정한 자산이다.
모두가 학벌을 떠나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을 택하고, 노력한 만큼 대우받는 사회.
모두가 대학을 다닐 필요는 없지만,
대학이 기술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사회.
그 길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