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4세 절반 이상 연금 공백…“조기 수령해도 생활비는 부족”

우리나라에서 정년 퇴직을 마친 뒤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공백이 노후 생활 안정의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60세에서 64세 사이 연령층의 절반 이상이 연금을 받지 못해 ‘무연금 세대’로 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 안 돼”
한 아파트 경비원 A씨는 이미 정년을 넘긴 63세다.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 대부분도 60세 이상으로, 연금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계속 일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9명이 연금을 수령하지만, 60세에서 64세 구간은 42.7%만이 연금을 받고 있어 큰 격차가 존재한다.
수급 연령 상승이 만든 공백
국민연금은 원래 만 62세부터 지급됐으나, 2023년부터 63세로 상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60세부터 62세 구간의 연금 수급률은 24.8%에 불과한 반면, 63세부터는 69.9%로 급등한다. 연금을 받는 시점이 1~2년 차이로 극명하게 갈리면서 이른바 ‘소득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조기 수령, 불가피하지만 불리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조기 수령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조기 수령 시 불이익이 크다. 연금을 받을 나이를 앞당길수록 평생 수령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5년 조기 수령 시 월 70만 원, 3년 앞당기면 월 82만 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노후 전체 생활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국민연금 개시 연령은 2034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정년은 여전히 60세에 머물러 있어, 60세에서 64세 구간은 사실상 ‘연금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 연금 개시 연령 조정, 또는 별도의 공적 지원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중장년층의 생활 불안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