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배움이 되는 공간, 장수의 ‘달빛 프로그램’
[장수=코리아아트뉴스 류우강 기자] 전북 장수교육지원청(교육장:추영곤)이 운영하는 ‘달빛 교육과정 연계 프로그램’은 예술과 교육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창의예술 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달빛’은 문화예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농산어촌 지역 청소년들에게 창의적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북 교육청이 조성한 창의예술 교육 공간이다. 장수군에 설치된 이 공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의 문화예술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수 창의예술 미래공간 ‘달빛’에서 펼쳐지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감정의 표현과 자아 탐색, 그리고 진로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예술적 배움의 장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장수 관내 24개 학교(급) 59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제과제빵 △푸드아트테라피 △우드버닝 △웹툰 제작 등 다양한 실습형 창의·예술 체험 활동이 펼쳐진다.
특히, 운영 방식은 학교의 상황과 수요를 고려해 ‘찾아가는 달빛’과 ‘찾아오는 달빛’으로 구분된다.‘찾아가는 달빛’은 강사가 필요한 재료를 갖추고 학교를 직접 방문해 수업을 진행하고,‘찾아오는 달빛’은 학생들이 달빛을 방문해 전문 시설과 장비를 활용한 몰입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예술을 통해 나를 발견하다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으로 제 감정을 말로 하지 않고도 표현할 수 있었어요.”
— 김병찬 (장수중 2학년)
“나무에 내 마음을 새기니 정말 내 이야기가 작품이 된 것 같아 뿌듯해요.”
— 박민서 (번암초 5학년)
달빛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예술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경험을 했다. 푸드아트테라피, 웹툰 창작, 우드버닝, 제과제빵 등 다양한 활동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감정과 생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제공한다. 특히 소규모 모둠 운영 방식은 학생 개개인의 감정과 표현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감정을 요리하다 – 푸드아트테라피

푸드아트테라피 ‘로제떡볶이’ 체험은 요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오감을 활용한 활동으로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 사고를 도모한다.
작가는 “요리는 감정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떡볶이에 자신의 마음을 담고, 서로의 소스를 맛보며 감정을 나누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소스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며 창의성과 자신감을 키웠고, “내가 만든 소스가 친구들한테 인기 있었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상상을 그리다 – 웹툰 체험교실

웹툰 작가와 함께한 일일 웹툰 체험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컷을 구성하며 상상력을 시각화했다.
“웹툰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매체지만, 그 안에 감정을 담아내는 힘이 있어요. 아이들이 그린 컷에는 놀라운 섬세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 OO 작가
학생들은 자신이 그린 장면을 머그컵에 전사해 실물 굿즈로 완성했고, “내 그림이 컵에 새겨지니까 진짜 작가가 된 것 같았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음을 새기다 – 우드버닝 체험

‘나의 생각을 나무에 새기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우드버닝 수업은 학생들이 나무 도마에 자신을 상징하는 문장이나 그림을 새기며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불과 나무가 만나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조용히 정리되는 걸 느꼈어요. 우드버닝은 느린 예술이지만, 그만큼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 OO 강사
학생들은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내가 새긴 문장이 진짜 내 마음 같아요”라며 감동을 전했다.
손으로 빚는 창의력 – 제과제빵 수업

‘우리 쌀로 만든 건강한 피자’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반죽하고 토핑을 디자인하며 창의적 사고와 협업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쌀가루를 섞은 도우는 더 쫄깃하고 담백했어요. 우리가 만든 피자라서 더 맛있었어요.”
— 장수청소년꿈터 참가 학생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배우고, 식재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협동심과 성취감을 함께 키우는 시간이었다.
예술교육의 새로운 모델
“이 프로그램은 예술을 ‘배움의 언어’로 바꾸는 시도라고 생각해요.”
- 장수교육청 최선우 장학사
달빛 프로그램은 기존의 예술교육이 기술 중심이었다면, 감정 중심의 접근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창의적 사고를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은 정답이 없는 언어다. 그 언어를 통해 학생들은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힘을 기른다.
예술교육의 미래를 향해
장수교육지원청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추영곤 교육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적 감각과 창의력을 키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 공감하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한 수업을 넘어 삶의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 된다.
달빛 프로그램은 예술을 통해 배움의 본질을 되묻는다. 감정이 배움이 되고, 표현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이 공간은, 예술교육의 미래를 향한 조용한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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