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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처에 인도출신 인재의 부상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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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 경쟁력 현실
인도인의 도전적 기질과 높은 적응력은 인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세계 곳곳에서 ‘인도인 파워’ 부상 - 배경은 인재력·언어·글로벌 감각

 

한국과의 비교 속에 드러나는 미래 경쟁력의 과제


21세기 글로벌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 중 하나가 ‘인도 인재들의 약진’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부터 영국·싱가포르·중동까지, 각국 핵심 기업과 정부기관의 요직에 인도 출신 리더들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등 세계 IT계를 이끄는 경영자 중 상당수가 인도 태생이라는 사실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 


금융, 의료, 연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인도인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똑똑한 개인의 성공 사례로만 설명되기 어렵다. 인도를 세계적 인재 강국으로 만든 구조적 요인들이 밀도 있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첫째, 영어 기반의 교육 인프라가 강력하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영어를 실질적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다. 세계 시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언어 능력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출신 인재를 선호하는 핵심 이유로 꼽힌다.

 

둘째,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중심의 고등 교육 체계가 탄탄하다. IIT(인도공과대학), IIM(경영대학) 등 엘리트 기관을 중심으로 매년 방대한 기술·공학 인력을 배출해 왔다.

 

셋째, 이민과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문화도 인도인의 기회를 넓혔다. 미국·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유학·취업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 조기 글로벌 경쟁을 경험한다.

 

여기에 도전적 기질과 높은 적응력도 인도 인재를 돋보이게 한다는 평가다. 다인종·다언어·다계급 사회에서 자란 경험은 협상력, 조정 능력, 조직 운영 감각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토양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자국 내 일자리 부족과 높은 경쟁률이 존재한다. 국내에서 기회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고, 오히려 그 결과가 인도의 글로벌 인재 확산 효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국과의 비교 - 글로벌 무대 경험의 격차

 

한국도 우수한 인재가 많지만 해외 고위 리더십 분야에서 뚜렷한 영향력을 보이는 사례는 제한적이다. 


한국은 높은 교육열과 기술력으로 유명하지만, 아직도 영어 기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다문화 환경 경험·도전적 실패 허용 문화에서 인도와 차이를 보인다. 또한 국내 청년층은 여전히 대기업·공기업 중심의 안정적 경로 선호가 강해 실리콘밸리식 모험형 경력 구축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문가들은 ‘학생 때부터 글로벌 체류 경험, 다양한 언어 습득, 해외 네트워크 형성 등이 인도 인재의 성장 기반인데, 한국은 여전히 내수 중심 경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인도의 세계적 약진은 국가 브랜드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커 기업 유치·외교·소프트파워 확장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 향후 전망 - 한국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수학·공학 인재의 세계적 이동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도는 이미 미국 H-1B 비자 취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도 인도 거점을 핵심 연구기지로 삼고 있다.

 

한국이 이 흐름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환경에서의 교육 창출 ▲AI·데이터 기반 STEM 인재의 대폭 확대 ▲국내 인재의 해외 진출 장려 ▲외국 인재의 국내 유입 확대 같은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가 인재시대로 접어든 지금, 인도의 부상은 단순한 국가의 성공이 아니라 교육·문화·정책이 결합된 복합 효과다. 한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하느냐가 미래 20년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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