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쥐떼 출몰…기후변화가 부른 '도시의 경고'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쥐떼가 출몰하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 시민들이 자주 오가는 장소에서 쥐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며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여름철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이상 기후 상황이 쥐의 활동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며, 각 지자체는 긴급 방제 대책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강동구·관악구, 스마트 쥐덫 도입…지하철역 등 우선 설치
서울 강동구는 지난해부터 ‘스마트 쥐덫’을 도입해 현재까지 총 80대를 설치했습니다. 이 장치는 내부 센서가 설치돼 쥐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방역업체에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으로, 사람이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악구도 서울대입구역, 신림역, 봉천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2호선 일대에 스마트 쥐덫 17대와 쥐약을 함께 설치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기후 변화에 노후 하수관까지…쥐의 번식 환경 확대
전문가들은 최근 기온 상승이 쥐의 번식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쥐의 번식 주기가 짧아지고, 고온다습한 환경이 쥐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 것입니다.
여기에 서울 시내 하수관의 상당수가 50년 이상 된 노후 시설이라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하수관 중 30% 이상이 50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낡은 하수관은 구조적으로 균열이 많아 쥐의 은신처로 활용되기 쉽습니다.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 등 인수공통감염병 '주의보'
쥐가 도심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이 있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나 가축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진흙을 통해 전염되는 세균성 질환으로,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중증으로 악화될 경우 패혈증이나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명률은 5~1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설치류가 보유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감염 후 일정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출혈, 쇼크, 저혈압 등의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 "침수 후 감염병 고위험 시기…기본 위생수칙 중요"
질병관리청은 최근의 침수·집중호우가 지나간 이후가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에 특히 취약한 시기라고 경고했습니다.
작업 중에는 상처 부위를 철저히 보호하고,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당부도 함께 전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시민들에게 야외 활동 시 오염된 물이나 토양과의 접촉을 피하고,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을 것을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