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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라기 시대의 신비, 새로운 고대 해양 파충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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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라기 시대의 신비, 새로운 고대 해양 파충류 발견

산타뉴스 성연주 기자
입력
독일 포시도니아 지층서 발굴된 ‘플레시오넥테스 롱기콜룸’…해양 생물 진화사에 새로운 퍼즐 조각 추가
중생대 쥐라기에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진 새로운 해양 공룡 ‘플레시오넥테스 롱기콜룸’의 상상도  AI생성 이미지
중생대 쥐라기에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진 새로운 해양 공룡 ‘플레시오넥테스 롱기콜룸’의 상상도  [AI생성 이미지]

중생대 쥐라기 초기, 약 1억 8300만 년 전의 바다를 유영하던 새로운 고대 해양 파충류의 존재가 밝혀졌다. 

독일과 폴란드 연구팀이 공동으로 발굴·분석한 이번 생물은 ‘플레시오넥테스 롱기콜룸(Plesionectes longicollum)’으로 명명됐으며, ‘긴 목을 가진 수영하는 생물’이라는 뜻의 학명을 갖는다. 

 

이 생물은 지금까지 과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종으로, 고대 해양 파충류 진화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독일 빌레펠트 자연사박물관,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의 공동 조사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는 국제 학술지 PeerJ 2025년 8월 4일 자에 실렸다.

 

발견된 화석은 독일 남부의 유명한 ‘포시도니아 셰일(Posidonia Shale)’ 지층에서 출토됐다. 이 지역은 쥐라기 초기 해저 퇴적물로 형성된 검은색 점토암 지층으로, 산소가 부족한 환경 덕분에 당시 해양 생물의 골격뿐만 아니라 연조직까지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고생물학의 보물창고’로 불릴 만큼 귀중한 연구 대상지로 손꼽힌다.

 

이번에 주목받은 화석은 사실 1978년, 독일 홀츠마덴(Holzmaden)의 한 채석장에서 이미 발굴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해당 생물의 정체에 대한 해부학적 분석이 미흡했으며, 이후 오랫동안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돼 있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연구팀이 종합적인 재분석을 진행하면서, 기존의 알려진 플레시오사우루스류와는 뚜렷하게 다른 특징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플레시오넥테스는 플레시오사우로이드(Plesiosauroids)라 불리는, 중생대 해양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 계열보다 더 오래된 선행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계통에 속하는 이 생물은, 외형적으로 긴 목을 갖고 있으며 유선형 몸체와 물갈퀴 같은 사지를 통해 바다에서 능숙하게 헤엄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이끈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의 고척추생물학자 다니엘 마지아(Daniel Madzia) 교수는 “이 화석은 미성숙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진화적 특성상 매우 독특한 해부학적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며 “당시 해양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부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발견은 중생대 해양 파충류 진화의 계보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플레시오사우루스가 어떻게 출현하고 다양화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종의 발견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화석에 남아 있는 연조직까지도 정밀 분석해, 당시 생물의 생활 방식과 생리학적 특징을 규명하려는 후속 연구를 예고했다. 

이는 고대 생물의 생태적 역할, 먹이 사슬 구조, 이동 능력 등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레시오넥테스 롱기콜룸은 현재까지 포시도니아 지층에서 발견된 플레시오사우루스 계열 생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생물이 생존했을 당시, 유럽 지역의 얕은 바다에서 어류나 두족류 등을 사냥하며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최근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 흥행에 나선 가운데, 정작 등장하는 공룡들 대부분이 백악기 생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견은 진정한 ‘쥐라기 시대의 주인공’을 발굴한 셈이어서 학계는 물론 공룡에 관심 있는 일반 대중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발견은 공룡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가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과학적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의 지층에서 더 많은 미지의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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