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청도 소싸움
사회/경제
사회

청도 소싸움

편집부
입력
소에게 선택권은 없다

[산타뉴스] 편집부

 

청도 소싸움, 전통인가 학대인가 "소의 눈에 비친 건 두려움뿐이었다"

 

경북 청도|매주 주말, 청도읍 외곽의 한 경기장에서는 굵은 숨을 몰아쉬는 두 마리의 소가 마주선다.  울퉁불퉁한 이마가 부딪히며 울리는 둔탁한 소리에 관중석은 술렁이지만, 그 울림은 흥분이 아닌 불편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청도 소싸움
청도 소싸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수십 년간 이어진 청도 상설 소싸움이 최근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겉으론 외상이 적더라도, 동물행동 전문가들은 반복된 싸움 훈련과 강제 대면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통증을 경고한다.

 

“소는 단지 싸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화려한 조명과 함성 아래 고통을 감내하는 이 동물들을 보며 박수를 보내는 건, 우리 모두의 무감각을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이 경기장은 청도군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통 보존을 명분으로 운영 중이지만, 교육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의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의 증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폭력을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기보단, 그것을 놀이로 소비하게 만들 수 있어요.”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하며 "전통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세계는 이미 변화를 택했다. 스페인의 일부 주에서 투우가 금지되고, 중남미와 유럽 다수 국가는 동물 격투를 불법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 또한 ‘동물은 감정을 느끼는 존재’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며, 소싸움에 대한 시선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는 마을의 긍지였던 소싸움이 이제는 공존의 가치와 충돌하고 있다. 전통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다른 존재의 고통 위에 설 때 우리는 반드시 되물을 필요가 있다. “소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산타뉴스는 언제나 생명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지향합니다.

청도 소싸움
share-band
밴드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