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외국인 함께하는 따뜻한 식탁

혼밥 대신 함께 차린 밥상
1인 가구가 천만 명을 넘어선 오늘날, ‘혼밥’은 일상이 되었다. 편의점 음식이나 간단한 가정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식사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와 정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외국인 주민들 역시 낯선 땅에서의 고립과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구에서는 청년 1인 가구와 외국인 주민들이 함께 요리를 만들고 나누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름하여 ‘외국인·청년과 함께하는 한 끼 나눔’이다.
![증가하는 1인가구의 복지 수요에 대응하고,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실용적인 안내서다. [사진제공 강남구청]](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50914/1757804231129_979061180.jpg)
“전자레인지 끼니에서 따뜻한 식탁으로”
행사에 참여한 한 청년은 “평소엔 늘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로 데운 음식만 먹었는데, 오늘은 정성이 담긴 요리를 함께 먹으니 마음까지 든든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어서 큰 위로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네팔 출신 셰프의 손맛, 그리고 문화 이야기
이날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네팔 출신 셰프 검비르 씨가 있었다.
그는 참가자들과 함께 전통 음식을 만들며 “네팔에도 다양한 쌀 요리가 있다”며 고향의 식문화를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네팔은 산이 많아 쌀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실제로 네팔에서도 풍부하게 쌀을 재배한다”며 음식에 담긴 고향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참가자들은 그의 안내에 따라 양념을 버무리고 채소를 다듬으며 자연스레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적과 나이를 떠나 같은 음식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서먹함은 사라지고 웃음이 번졌다.
밥상 위에서 이어진 소통
행사장에는 다양한 국적과 연령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따뜻한 음식이 차려지자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오늘 요리는 잘 된 것 같으세요?”라는 기자의 물음에 한 외국인 참가자는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맛있고, 함께하니 더 즐겁다”고 답했다.
한쪽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만든 음식이 차례차례 완성되었고, 다른 쪽에서는 외국인 주민들이 익숙한 모국의 향신료를 소개하며 서로의 문화를 공유했다.
복지관의 따뜻한 실험
행사를 주관한 강남구 복지지원팀 관계자는 “1인 가구와 외국인 주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요리와 여행이라는 주제를 통해 외로움을 덜고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정기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내 다양한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밥상이 남긴 울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날의 식탁은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었다.
서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한 청년은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이 공허해졌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같이 있음’의 의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외국인 주민들에게도 이번 프로그램은 낯선 한국 생활 속 든든한 위로가 되었다.
한 참가자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앞으로도 함께 어울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나눈 한 끼의 힘
식탁 위의 음식은 국적도, 조리법도 다양했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만큼은 모두 같았다. 혼자가 아닌 함께 먹는 한 끼, 그 속에서 외국인과 청년은 서로의 친구가 되었고, 이웃이 되었다.
한 그릇의 음식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그것은 바로 따뜻한 공동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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