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기자의 시선] 제비가 떠난 자리, 인간의 삶도 흔들린다
처마 밑 제비가 사라진 이유 — 자연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
이종희 농부가 담은 제비 가족 동영상

[이천=코리아아트뉴스 이종희 기자] 봄마다 처마 밑을 지키던 제비집이 해마다 줄고 있다. 과거 농촌과 도시의 경계 없이 날아들던 제비는 이제 점점 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개발과 기후 위기, 농약 사용 증가가 제비 서식지를 파괴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산·경남 밀양에서는 최근 8년간 제비 번식지가 16% 감소했다. 제주 지역에서도 월동기 제비의 군무를 보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2090년까지 제비 잠재 서식지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거지 구조의 변화와 농촌 인구 감소, 논과 하천의 콘크리트화, 곤충 감소가 제비 생태계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도시화가 급격한 지역일수록 제비 개체 수는 농촌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 인공 둥지 설치, 농약 사용 절감, 생태 교육 확대 등 실질적인 공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비 보호는 단순한 조류 보전이 아닌 인간 삶의 지속 가능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영상 : 이종희 작가 예안농원에 사는 제비가족 촬영]
제비는 생태계의 경고등이다. 제비집이 사라지는 현상은 인간이 만든 환경이 자연을 어떻게 배제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작지만 상징적인 존재인 제비를 지키는 일이 곧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는 길이다.
[편집자주 : 조각가, 화가,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희 작가가 경기도 이천에서 농사지으며 보고 느낀 세상을 "흙 위에서 본 세상" 코너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