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기자, 20년 기부와 기록으로 만든 조용한 공헌
![최상희 경향신문 기자는 최근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3일 서울 영등포세무서에서 서울지방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사진은 영등포세무서 내 수상자 게시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최 기자. [사진제공 최상희]](https://santanews.cdn.presscon.ai/prod/140/images/20260319/1773864129131_777390126.jpg)
2026년 3월 3일, 서울 영등포세무서. 경향신문 최상희 기자가 서울지방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기업 대표들이 주를 이루는 자리에서, 20년간 기부와 봉사를 이어온 한 언론인의 이름이 호명됐다. 납세 성실성과 사회공헌을 함께 인정받아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순간이었다.
표창의 배경은 숫자보다 시간에 가까웠다.
최 기자는 2005년부터 서울의 한 복지관을 중심으로 물품과 금전 기부를 이어왔다. 도서 구입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책 한 박스를 전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책상, 생활용품, 주변 지인의 물품까지 보태며 지원을 확장했다.
이 활동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작은 기부는 생활처럼 이어졌고,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축적됐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빈틈을 메우는 방식이었다. 이는 특정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이라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재능기부 역시 중요한 축이었다.
최 기자는 2006년부터 언론 관련 단체에서 신문활용교육(NIE) 교재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해왔다. 저작권료를 받지 않고 최소한의 원고료만 수령하는 방식이다. 전문성을 수익화하기보다 교육 현장에 환원하는 선택이었다.
그 배경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었다.
교육 자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학생과 교사에게 실제로 활용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적이다. 상업성을 낮추는 대신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을 택했다는 점에서 공공적 가치가 강조된다.
국세청은 이러한 활동을 ‘재능기부’로 판단했다.
단순한 금전 기부를 넘어,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한 사례로 본 것이다.
납세 성실성뿐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를 함께 평가하는 기준이 적용됐다.
수상 과정은 예상 밖이었다.
최 기자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자신이 아닌 회사 대표 추천으로 오해했다. 이후 본인 추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당혹감과 부담을 동시에 느꼈다. 특히 공개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수상의 의미는 분명하다.
대규모 납세자가 아닌 일반 근로자도 사회공헌을 통해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됐다는 점이다. 납세액 규모보다 ‘기여의 방식’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그는 2028년 정년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다시 한 권의 책이다. 이미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저서처럼, 청소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다. 동시에 기부와 봉사 역시 중단 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표창은 특별한 영웅담이라기보다, 반복된 일상의 기록에 가깝다.
눈에 띄지 않는 선택들이 오랜 시간 쌓여 하나의 평가로 이어졌다. 그 과정은 조용했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꾸준함이 만든 공헌은 결국 사회가 알아보는 방식으로 돌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