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탄 입맛, 봄동 비빔밥

두쫀쿠 가고 ‘봄동’ 왔다 — 자연의 밥상으로 돌아온 식탁
한동안 외식과 배달 시장을 달궜던 이른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이 잦아들고, 제철 채소인 봄동이 식탁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열량 디저트에서 저열량·고섬유 식재료로 소비의 축이 이동하는 모습은 단순한 유행 변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식문화가 건강과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마포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30대 김모 씨는 ‘한때는 SNS에서 유행하는 디저트를 찾아다녔지만, 최근에는 속이 편한 집밥이 더 좋다’며 ‘봄동으로 겉절이를 해 먹으니 부담이 없고, 제철이라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는 봄동 매출이 초봄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겨울을 지나며 면역력과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건강 회복 소비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식문화 연구자 박모 교수는 ‘코로나 이후 한 차례 보복소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기 몸을 관리하는 슬로우 푸드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봄동처럼 제철 채소를 활용한 간소한 한식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자연 친화적 가치관의 확산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영양학적으로도 봄동은 비타민 A와 C, 식이섬유가 풍부해 피로 회복과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특히 나트륨 섭취가 높은 한국 식단에서 신선 채소 비중을 늘리는 것은 만성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과도한 당류와 포화지방 섭취는 일시적 만족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건강 부담을 키운다. 제철 채소 위주의 식단은 비용 대비 건강 효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사회문화적으로도 의미는 크다. 봄동은 화려한 플레이팅보다 가족 식탁, 소박한 반찬, 계절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과시적 소비에서 ‘관계 중심 소비’로의 이동을 상징한다. SNS 인증용 디저트 대신, 가족과 함께 나누는 집밥이 새로운 만족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망은 밝다. 기후 위기와 고물가 시대 속에서 지역 농산물과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건강 트렌드 역시 또 다른 상업적 과잉으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 잡힌 식생활 교육과 올바른 정보 제공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쫀쿠의 달콤함이 잠시 스쳐간 자리, 봄동의 담백함이 채워지고 있다. 유행은 바뀌어도 계절은 돌아온다. 자연의 리듬을 따르는 밥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음식 문화의 방향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