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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AI 플랫폼 시대, 산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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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AI 플랫폼 시대, 산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류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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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며 우리의 삶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검색 한 번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쇼핑몰의 추천 알고리즘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파악해준다. 자동화 시스템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챗봇은 실시간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우리를 돕는다. 기술 발전이 가져온 편리함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최적의 선택’을 제공받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기대와 설렘, 따뜻한 감성, 그리고 의미 있는 경험을 원한다. AI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산타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와 산타, 그 공존의 의미

산타도 AI랑 친구가 된다 [ 이미지 : 김경민 기자]


산타의 존재는 단순한 ‘선물 전달자’가 아니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설레고, 산타가 자신을 방문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따뜻한 감성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받느냐’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하느냐’이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선물을 추천할 수 있다. 예측 알고리즘은 아이들이 원하는 장난감을 파악하고, 물류 시스템은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다. 하지만 AI는 산타가 주는 기다림의 설렘과 희망, 그리고 기적 같은 순간을 대신할 수 없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크리스마스 아침에 선물을 발견한 아이의 표정을 데이터로 기록할 수는 없다. 감동은 숫자로 측정될 수 없으며, 행복은 알고리즘으로 예측될 수 없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는 저소득층 가정을 돕기 위해 AI 기반 선물 추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아이들의 온라인 검색 기록과 관심사를 분석해 그들이 가장 좋아할 선물을 예측하고, 자선단체와 협업하여 실제로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선물도 AI가 결정해 주는 시대가 온 것인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 AI는 아이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물건을 정확하게 짚어냈고, 이를 통해 적절한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단순한 장난감 대신 학습 도구나 그림 도구가 필요했던 아이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선물이 제공되었다.


그렇다면 AI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일까?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선물을 전달하는 산타 역할을 맡은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과 직접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산타의 존재 그 자체로 행복을 느꼈고, AI는 이러한 경험을 돕는 도구로 작용한 것이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감성의 가치


한편, 핀란드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전통적인 산타 마을이 문을 연다. 이곳에는 산타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몇 년 전, 한 AI 기술 회사가 이 마을과 협력하여 ‘가상 산타 챗봇’을 개발했다. 이 챗봇은 아이들이 산타에게 소원을 말하면, 이를 듣고 반응하는 AI 시스템이었다. 많은 부모들은 “이제 산타도 가상이 되는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했지만, 실제로 방문한 아이들은 여전히 직접 만나는 산타를 더 원했다.


이 사건은 AI가 아무리 인간을 모방하려 해도, 실제 사람과의 교류가 주는 감성적 가치는 대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술이 발전해도 산타는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희망과 따뜻함이 필요하며, 산타는 이러한 감성을 전하는 대표적인 존재다.


AI는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최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산타는 인간의 감성을 담아 따뜻한 경험을 선사한다. 따라서 AI 시대에도 산타는 여전히 필요하며, 기술과 감성이 함께 어우러질 때 더욱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AI는 선물을 추천하고, 산타는 직접 희망을 전달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술과 인간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크리스마스에서 진정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류안] 

시인,사진작가. 디지털 아티스트, 코리아아트뉴스 발행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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